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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10 18:04: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와 산문이 교과서에 계속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도 의원 작품의 교과서 게재와 관련,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도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도록 권고한 기존 조치를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평가원은 '출판사가 도종환 의원의 작품(시·수필 등)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특정 정치인을 홍보함으로써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질의한 결과 '출판사가 특정 정치인의 작품 등을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답을 받았다.

국어 교과서는 검정이므로 평가원의 권고를 출판사가 무조건 수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권고 거부는 곧 탈락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출판사 입장에선 지시보다 더 강한 명령으로 받아들 수밖에 없다.

도 의원의 교과서 수록 작품은 10년 전부터 선정됐다. 작품의 문학적 성취와 독자 평가, 교육성은 이미 지난 10년여에 걸쳐 평가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8개 교과서에 12편이나 실린 게 그 증명이고 증거다.

도 의원의 작품은 이미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그런 작품을 작가가 야당 의원이 됐다는 이유 로 돌연 교과서에서 빼는 것은 너무 우습다. 발상 자체가 너무 희한하다. 논란이 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교과서 검정 기준엔 교육과 교육내용의 중립성 항목이 있다. 그래서 정치적 편견 전달이나 특정 정당의 선전 혹은 비방에 이용돼선 안 된다.

작품은 세상에 나오는 순간 작가로부터 독립한 존재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인간이 어머니를 통해 생명을 얻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인간은 어머니와 다른 독립된 존재로 살아간다. 마찬가지로 작품 또한 작가로부터 독립된 존재다.

정치권 눈치 보느라 교육기관이 기본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런 상식을 평가원은 모르고 있던 것 같다. 작품은 작품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 작가의 정치적 노선에 따라 작품을 평가해선 곤란하다.

도종환이라는 정치인이 특정 정당의 특정 인물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의 시가 특정 정당을 선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정주 시인은 1997년 진보 진영이 주도한 친일(親日) 시비에 휘말려 국정 교과서에서 밀려났다. 그후 다시 중·고교 교과서에 13편이 수록되면서 문학적으로 되살아났다.

시를 시로, 소설을 소설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작품의 예술성보다 정치와 이념의 체취를 먼저 검열해선 좋을 게 없다. 시인이 시와 정치의 경계를 스스로 허물고 정파(政派)에 매몰돼도 곤란하다. 그렇다고 정치 논리가 시인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면 더 불행한 일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교과서가 특정 정치적 이념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 김춘수 시인의 시는 그가 민정당 국회의원 때건 아니건, 교과서에 실렸다. 여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이문열씨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는 좌파 공산주의자에서 우파 드골주의자로 변신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좌·우파 어떤 정권도 그의 작품을 배척하지 않았다. 중국 혁명을 배경으로 한 소설 '인간의 조건'은 여전히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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