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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 이야기 - 청주사창시장 초가집두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드는 두부"
국산 콩 구매부터 두부 완성까지 '손맛'… 김진묵·이은미 부부
어머니께 물려받은 기술·성실함이 '비결'
손님들이 먼저 찾는 '맛' 지키려 노력

  • 웹출고시간2021.10.24 19:10:26
  • 최종수정2021.10.24 19:10:26

청주 사창시장에서 초가집두부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묵·이은미 부부는 전통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어머니께 배워서 직접 솥으로 두부 만든 세월이 22년이네요."

사창시장 초가집두부는 김진묵·이은미(59)부부가 매일 아침 콩 삶는 구수한 냄새로 문을 연다.

서울서 직장을 하던 진묵씨가 IMF 이후 어머니가 계신 청주로 내려와 가게를 운영한 지 22년이 흘렀다.

건설회사를 다니던 그는 '내 일'에 도전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고 한다.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어려움을 느낄 무렵 청주 사창시장서 노점상을 하시던 어머니의 부름이 있었다.

그는 야채와 직접 만든 두부를 판매하시던 어머니를 도와 조금씩 장사를 배워가던 중 어머니께서 '순대장사'가 돈을 번다며 시작을 권유했다고 한다.

진묵씨는 "정작 순대는 저도 어머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며 "안하던 일을 하려니 너무 힘들어 도망간 적도 있었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건설업을 하다 장사를 하려니 손에 떨어지는 금액 자체가 너무 달랐다"라며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나름 또 뭔가를 해보려고 이것저것 시도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청주 사창시장에서 초가집두부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묵씨가 전통방식으로 두부을 만들고 있다.

ⓒ 김용수기자
그러면서 "긴 방황의 끝은 결국 몸에 일이 배면서 정리가 되더라"라며 "처음엔 빛이 안보이고 희망이 없으니 혼란스러웠다면, 점점 빚도 정리가 되고 돈이 조금씩 모아지면서 아 이 장사가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구나를 느낀 게 그 쯤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아내인 은미씨에게도 전업주부로 서울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는 선택이었다.

진묵씨는 "여러가지로 낯선 환경인데다 시어머니랑 함께 살아야하고, 장사경험도 전무한 사람이었다. 쉽게 내려오지 못했을것"이라며 "나야 선택의 여지가 없어 잠깐잠깐 서울로 다녔었다"고 말했다.

은미씨는 "결국 청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라며 "처음 청주에 발을 디디던 때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하며 회상했다.

이어 "썰렁한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었다"며 "초라한 이사짐을 싣고 썰렁한 가로수길 터미널을 지나가는데 낙엽이 그렇게 많이 떨어지더라"라고 전했다.

마음을 다잡은 진묵씨는 어머니에게 본격적으로 전통방식으로 두부 만드는 기술을 익혀나갔다.

진묵씨는 "어머니가 쓰시던 솥으로 어머니가 잘 만드시던 두부, 청국장, 비지장, 된장 등 콩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들었다"며 "청국장도 만들어 직접 말려서 분말로도 팔고, 칼국수도 손칼국수로 직접 밀어서 판매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청주 사창시장에서 초가집두부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미씨가 손수 만든 두부와 청국장 등을 판매대에 정리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이어 "처음 걷는 길이었기 때문에 그당시에는 그저 닥치는 대로 하는 거였다"라며 "지금은 완전히 야채 쪽을 정리했지만 처음에는 가게 앞에선 어머니가 야채를 판매하시고 뒤에서 두부를 판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어머니하고 야채, 두부, 청국장, 비지장도 함께 떴다"며 "3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는 전적으로 내가 이어받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가집두부에서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은 전통방식 그대로 진묵씨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다.

새벽 5시면 눈을 뜨는 진묵씨는 가게에 도착하면 솥에 불을 켠다. 이어 전날 담가둔 콩을 갈아 두부 만드는 작업에 돌입한다.

가게에 두부를 만들기 위한 솥은 총 4개다. 한 솥당 두부 1판씩만 만들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한다.

콩을 삶고, 끓이며 젓고, 짜내고, 다시 가열해 비지와 분리하고 응고제(간수)를 넣어 가열한다. 엉겨붙은 두부를 틀에 넣어 눌러야 두부 한 판이 완성된다. 가게에서 기계로 하는 것은 두부 성형 뿐이다.

적정 온도와 타이밍이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한 순간도 한 눈을 팔수 없다.

오후 12시쯔음 청국장도 재래식으로 안친다. 이후 점심을 먹고나면 다시 두부 만들기를 시작한다.

두부를 만들때는 다른 작업을 할 수 없어 저녁이 돼서야 청국장을 꺼내 절구로 찧는 작업, 포장 작업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음 날 사용할 콩을 씻어 물에 담근다. 이 모든 일이 끝나야 부부는 저녁 한 술을 뜰 수 있다.

"힘든 일과지만 생활력 강한 어머니 밑에서 배워와서 지금까지도 해나갈 수 있는 것 같다" 고 설명했다.

진묵씨도 손두부 맛을 낼 수 있는 기계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안 돌아 다녀본 곳이 없다. 하지만 맛이 확연히 달라 포기했다고 한다.

사용하는 콩도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국산콩을 직접 구매한다.

진묵씨는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좋은 콩을 구매하지 않으면 마음에 차지 않는다"며 "몸은 고되도 마음이 그래야 편하다"라고 전했다.

진묵씨의 노력과 정성은 손님들이 가장 잘 알아준다. 그가 손두부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손님들이다.

진묵씨는 "손님들이 두부를 이곳에서 사먹어 보고나면 도저히 다른 집 두부를 먹을 수 없다고 얘기하신다"며 "믿고 오는 손님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고 전했다.

가게 뒤에서 진묵씨가 열심히 두부를 만들고 있으면 손님들을 상대하는 것은 아내인 은미씨 몫이다.

진묵씨는 아내에 대해 '흠잡을 데 없는 고마운 아내'라며 애정을 표했다.
진묵씨는 "내가 하고자하는 방향으로 묵묵히 따라와준다"며 "친화력도 좋아 고객분들과 사이가 좋다. 고객들이 잠깐이라도 아내가 없으면 어디갔는지 제일 먼저 찾는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또 두부 만드느라 밥을 제때 못 챙겨먹으면 바쁜 와중에도 꼭 따뜻한 밥을 해서 준다"며 "그 덕분에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잠깐이라도 쉬는 법이 없다. 중간중간 반찬을 하거나 재료를 다듬거나 하는 등 쉬지 않는다"며 "또 잠깐이라도 와서 시간나면 솥을 같이 저어줄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제는 둘 다 나이가 있는 만큼 좀 더 건강을 챙겨가면서 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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