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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명 신양건설 사장

타고난 부지런함에 만학… 지칠줄 모르는 열정

  • 웹출고시간2008.07.30 20:12: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존경하거나 흠모하는 사람을 지켜보다 보면 더욱 그렇다.

그냥 앉아 있거나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는데도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다. 그 사람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아름다울 때는 없다.

이종명 사장은 늘 바쁘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대학생활 때문이기도 하지만 몸에 밴 성실함이 까닭이다. 이 사장이 집무실에서 업무관련 서류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

현장에서 바쁘게 종종걸음으로 문을 박차고 들오는 사람. 작은 체구의 땅딸함이 매력적인 사람. 비오는 날 건설 현장을 찾아 꼼꼼히 살피는 부지런함이 당연해 보이는 사람. (합)신양건설 이종명 사장(64)의 모습이다.

그런 그가 지금 늦깎이로 시작한 공부에 빠져 있다. 향학열은 당연하다. 4년 전 충북대 요청으로 건설 현장에 대한 특강을 한 것이 인연이 됐다.

뭐든 열심히 하는 그이기에 환갑을 넘은 나이에 도전한 대학생활도 열정적이다. 그런 그의 모습은 고유가·고물가로 우중충한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그는 지금 충북대학교 농업생명환경대학 지역건설공학과 3학년이다.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하루가 늘 짧다. 좋아하던 술도 이젠 거의 마실 수가 없다. 저녁나절 친구들과 즐겨하던 고스톱도 멈춘 지 오래다.

그의 하루 일정은 빡빡하다.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집에서 매일 오전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그리고 수동 살 때부터 20년 넘게 다니던 봉명동 목욕탕엘 간다. 언제나 첫 번째 손님이다.

사우나를 마치고 귀가해 오전 7시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회사에 출근하면 오전 8시다. 이때부터 2시간 동안 회사 일에 집중한다. 임원들이 대부분 잘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결재권자이기에 꼼꼼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방학이라 비교적 한가하다. 하지만 학기 중엔 허벅지에 땀이 날 정도로 바쁘다. 대학 수업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2시간 강의를 듣고 회사로 다시 돌아온다. 우동 한 그릇으로 점심을 때우고 몇 가지 급한 일을 마무리 짓는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강의실에선 언제나 맨 앞자리다. 두 아들과 한 딸에 비해 훨씬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아니 늦게 시작한 학업에 대한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가 더욱 크다.

그는 학교에서 ‘큰 형님'으로 통한다. 아저씨나 할아버지보다 형으로 불리길 원했기 때문이다. 그는 같은 과 학생들에게 학업 면에서도 늘 모범이다. 그렇지만 밥도 잘 사주고 세상사는 법도 가르쳐 주는 그런 큰 형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주변엔 항상 학생들이 넘친다. 할아버지와 손자, 아저씨와 조차 같은 모습이지만 솔직하고 털털한 그의 모습에 반한 어린 친구(?)들이 많다.

중간고사나 기말 고사 땐 이 어린 친구들과 밤샘 공부를 한다. 머리를 맞대고 예상문제를 만들고 예비 답안을 준비, 시험에 대비하는 일은 이제 익숙한 일상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건설업을 하며 배운 현장 노하우와 이론을 접목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회사 전경

그가 건설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8년이다. 40년이 지난 지금은 1개의 종합건설회사와 2개의 전문건설회사를 거느린 사장이다. 임직원 수도 70명을 넘고 있다. 토목·건축·산업설비·조경·수질방지시설업을 하는 충북서 내로라하는 중견 종합건설업체다.

그도 한 회사의 사원이었다. 1989년 10월 자신의 회사를 창업하기 전까진 그랬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미련하다'할 정도로 100% 직영을 고집한다. 그의 고집스런 성실함은 그가 만든 건물 하나와 도로 하나에 모두 배에 있다.

그는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4월18일엔 증평군민장학회에 장학금 1천만원을 기탁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성장과정에서 배움을 중단해야 했던 아픔 때문이다.

그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지금은 장학회 사업에 뜻이 있는 지역 관계자들과 후원회를 결성, 1인 1계좌(1만원 이상) 갖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기회를 잃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이종명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4월 증평군청을 방문, 유명호 군수에게 장학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보이는 실천이 아닌 보이지 않는 실천으로 사랑을 구현하고 있다. 그 증거가 당초 서로 얼굴도 모르는 충북 청주지역 일부 인사들이 결성해 만든 모임이 '사랑나눔회' 운영이다. 그는 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모임은 올해로 7년째다. 매월 20여 세대의 장애인 가구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세대별로 5만원씩의 후원금을 충청북도공동모금회를 통해 계좌이체 해 주고 있다. 간접전달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다. 이 모임의 회원들은 건설업자, 의사, 법조인, 자영업자, 시의원 등 다양하다. 대부분 청주 사회 각계에서 내로하는 인물들이다. 모두 얼굴을 보이지 않고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사회 공헌 활동은 또 있다. 지난 2004년 3월에는 사상 초유의 폭설로 피해를 입은 현장에 직접 나서 피해복구를 진두지휘했다. 1993년 우암상가 붕괴사고 때는 위험을 무릅쓰며 붕괴현장을 누볐다. 이 때 망연자실해 있던 이재민들의 제보 전화가 잇따랐다.

그는 사업이면 사업, 학업이면 학업, 사회봉사면 봉사,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 그래서 그는 아직도 젊은이다. 대학을 마치면 대학원에도 가고, 자식들이 다닌 미국 MBA 과정도 마치고 싶어 한다. 적지 않은 나이에 열정적으로 사는 그의 모습이 우리들의 가슴에 풍경으로 피어나고 있다. 그를 다시 한 번 칭찬하고 싶다.


/함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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