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전셋값 2년만에 처음 내렸다,왜?

부동산114 "정부청사 2차 입주에도 1월 상승률 -0.39%"
작년말 청사 주변에 1천944가구 한꺼번에 쏟아진 게 주원인
'기반시설 부족' 핑계 장거리 출퇴근하는 4천600여명도 한몫

세종시 아파트 전세값 변동률 추이

ⓒ 부동산114

국내 유일의 특별자치시로 출범하고 정부세종청사 1차 입주가 진행된 지난 2012년 이후 세종시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올랐다. 그 결과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땅값,아파트 매매·전세가 상승률,인구 대비 건축 인허가 비율 등에서 압도적인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오르던 전셋값이 올 들어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유가 뭘까.

◇세종시 전세값,2년만에 첫 하락

지난 2012년 9월 정부세종청사 1차 이전과 맞물려 세종시 아파트 시장은 극심한 전세난을 겪었다. 청사 이전이 임박했는 데도 전셋집을 마련하지 못한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같은 해 10월 한 달동안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무려 6.12%를 기록했다. 청사 인근에 전셋집를 구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아예 집을 사거나,통근이 가능한 인근 청원,청주,대전 등에서 전셋집을 구하기도 했다.

그 후에도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꾸준히 상승,정부청사 1차 입주 시점인 2012년 9월부터 2차 입주 시기인 2013년 12월까지 무려 29.75%나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시내 아파트 전셋값이 14.18%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지만 새해 들어 세종시 아파트 전세시장의 '가격 폭등'에 제동이 걸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 1월 한 달 간 세종시 전셋값은 0.39% 하락,그 동안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2012년 1월 이후 2년만에 처음 하락한 것이다.

◇정부청사 이전에도 하락,왜?

2013년 12월부터 세종 정부청사 2차 이전이 시작됐지만 1차 이전 때와는 다르게 전세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부동산114는 "지난해말 세종청사와 가까운 어진동에 세종더샵센트럴시티(M1)등 총 1천944가구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온 게 주원인"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예상보다 학교나 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확충되지 않자 아파트를 분양받은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이주하지 않고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며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고 있는 것도 전셋값 하락을 부추겼다"고 부동산114측은 설명한다.

실제로 현재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대전권(대전·오송·공주·청주)에서 통근버스를 이용해 정부세종청사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 하루 평균 4천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에 걸친 세종청사 입주 공무원(1만여명)의 약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다.

이들의 출퇴근을 위해 운행되는 통근버스는 하루 평균 152대(수도권 82대·대전권 70대)에 달한다. 이에 대해 강용수 세종시의회부의장은 "세종시에 정착하는 중앙부처 공무원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적어 도시가 조기에 정착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공무원들이 서둘러 세종시로 이사할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

ⓒ 부동산114

◇올해부터 아파트 대량 공급,전망은?

2011년부터 분양열풍을 일으키며 공급된 세종시내 아파트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된다. 오는 3월 세종시 도담동에 세종시웅진스타클래스(1-4생활권 M4블록) 732가구를 시작으로 올해 1만 4천681가구,2015년에는 1만6천34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부동산114는 "올해부터 2년 동안 신도시에서 입주할 아파트만 3만1천여가구에 달해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이 당분간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장 입주 물량이 증가한다고 해도 급격한 전셋값 폭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측은 "신도시 지역 생활기반 시설이 확충되면 전입 인구가 늘어나고,청사 1차 이전 당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청원,대전 등 인근 지역에서 거처를 구했던 공무원들이 계약 기간(2년)이 끝나는 올해 하반기에는 정부청사와 가까운 세종시로 전셋집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 등에서 장거리 출퇴근하는 공무원 중 상당수는 올해 하반기에 입주가 시작되는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며 "따라서 이들 중 상당수는 올해안에 세종시로 이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 최준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