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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3.30 18:57: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8대 총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는 지지를 호소하는 선량 후보들의 목소리가 길거리를 가르고 있다. 로고송에 맞춘 선거 원들의 율동도 로터리 등지에서 어지럽게 펼쳐지고 있다. 후보자들은 지나가는 시민과 승용차에 대해서도 연신 허리를 굽힌다. 평상시에도 그런 자세를 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화장실을 가기 전과 나온 다음은 천양지차다.

후보들은 몸 달 때는 서로가 국민의 상머슴임을 자처하며 별별 공약을 내놓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언행이 달라지고 만다. 금품살포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거의 사라졌지만 상대방 비방, 흑색선전, 마타도어 등 고전적인 상대 흠집 내기와 네거티브 양상은 좀처럼 변할 줄 모른다.

특정인을 부각시키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 하나는 상대방을 깎아 내림으로써 반사이익을 얻는 네거티브 전이고 또 하나는 ‘상대방도 훌륭하지만 내가 더 훌륭하다’는 비교 우위론 적 포지티브 선거 전이다.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단연 후자인데 혼탁 선거의 주범 격인 전자 방식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식상하고 정쟁에 진저리를 치고 있으며 정치인을 불신하고 있다. 이런 단편적 양상들이 모아지면 이른바 정치소외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물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강물에 여러 사람이 빠졌을 때는 정치인부터 우선 구조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물에 빠진 정치인을 그대로 두면 강물이 오염된다는 이유다.

일부 정치인의 모임에서는 ‘국회를 철새 도래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자조적인 농담도 나왔다. 정치적 철학이나 이념, 소신 등 정치인이 갖춰야 할 으뜸 덕목을 접어두고 오직 당선만을 위해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는 것도 볼썽사납다. 학교 선 후배 간의 대결은 보통이요 동기동창 친구끼리의 대결 양상도 펼쳐지고 있으니 정치란 참으로 무상한 것이다.

우리는 일상용어에서 학계(學界), 문화예술계(文化藝術界), 체육계(體育界) 등의 용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한다. 그런데 ‘정치계'나 '선거계'란 말은 여간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정치판(政治版), 선거판(選擧版)이라는 용어를 보편적으로 쓴다. 의미상 계(界)보다는 판(版)의 의미가 낮은 지위에 있다.

정치판, 선거판에 염증을 내며 떠났던 유권자를 다시 불러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판, 선거판을 이전투구 판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정치 축제’ ‘선거 축제’로 유도해야 한다. 미국의 대선 레이스는 1년이 넘게 계속되지만 미국인들은 이를 하나의 축제로 이끌어 가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후보자들은 정책대결이라는 무거운 주제 이외에도 예능대결을 곧 잘 펼친다. 빌 클린턴은 섹소폰을 주 무기로 삼았으며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기타 솜씨를 뽐냈고 버락 오마마 상원의원은 유연한 춤 솜씨를 자랑했다. 미국 국민들은 웃지 않는 후보자에게는 표를 잘 주지 않는다.

선거의 주체는 유권자다. 유권자가 떠난 선거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요즘 관공서로 전화를 하면 자동응답기에서 ‘투표의 즐거움을 누리세요’라는 멘트가 나온다. 투표율이 뒷걸음질 치는 것은 사회구조의 산업화, 정보화에도 그 일단의 원인이 있지만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정치소외현상도 적잖게 작용한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선거를 축제로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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