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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2.26 17:57: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정을 받지 못한 문화재를 ‘비지정 문화재’라 부른다. 국보·보물·사적 등 국가문화재와 지방 유형문화재는 국가와 해당 자치단체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고 있으나 비지정문화재는 이렇다 할 보호대책 없이 방치되어 있다. 보호실태가 이렇다보니 비지정 문화재는 훼손되기 일쑤이고 도난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한마디로 비지정문화재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도내에서도 비지정문화재는 연이어 수난을 겪고 있다. 보은군 장안면 하개리 선병국 가옥(충북도 중요민속자료 제134호) 사랑채에 걸려 있던 무량수각(無量壽閣) 현판이 최근 도난당했다. 가로로 쓴 이 현판은 끝 부분에 완당(玩堂)이라는 휘호가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8년)의 글씨를 서각한 것이 확실하다.

금석학과 서화의 대가인 김정희는 조선 500년을 통해 가장 걸출한 학자로 이른바 추사체(秋史體)라는 독특한 서체를 개발한 장본인이다. 힘차면서도 단아한 그의 글씨는 일세를 풍미한 정도가 아니라 조선을 대표 할만하다. 김정희는 여러 가지 호(號)를 사용했는데 그중 추사(秋史)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김정희 본인은 서화작품에 완당(玩堂)이라는 호를 즐겨 썼다. 비록 이 현판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한옥의 현판이므로 포괄적인 면에서는 지정 문화재나 다름없다.

보은군 마로면 수문리에 있는 구수복 선생(1491~1535년)의 묘소 문인석 한 쌍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구수복은 중종 때 이조정랑(吏曹正朗)을 지냈다. 이조정랑은 정5품의 낮은 품계이지만 인사권을 쥔 요직이어서 사색당파는 이 보직을 둘러싸고 경쟁과 갈등을 벌였다. 비지정문화재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충주시 이류면 문주리에 있던 고려시대의 3층 석탑은 10년 전에 도난당했으나 여태 찾자 못하고 있으며 음성 유촌리의 석조여래 입상도 마찬가지 신세다.

충북도내에 산재한 청동기시대의 선돌과 고인돌은 거의 비지정 문화재인데 이 또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과거 개발 독재시대에는 이러한 거석문화가 농촌개발이라는 이름아래 상당수 파괴되었으며 서낭당은 미신타파라 하여 마구 없앴다. 마을 입구 등으로 옮겨진 선돌에는 ‘하면 된다’라는 60~70년대의 구호가 붙어있는 것도 있다.

제천시 청풍면 정방사 목불(木佛)은 보물로 지정되었음에도 도난당한 후 소식이 없다. 문화재 털이범은 비지정 문화재를 주요 타켓으로 삼고 있으나 간 큰 털이범은 지정문화재에도 손을 대고 있다.

청원 영하리 절터에는 수많은 석불과 석탑 부재가 산재했으나 대부분 70년대에 밀반출되었고 현장에는 훼손이 심한 석탑 1기만 존재한다.

요즘은 ‘비지정 문화재’라는 말보다 ‘향토유적’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국가나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정이 누락된 비지정문화재를 ‘시 · 군 문화재’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관계당국에서는 비지정문화재에 대해 법적 관리 책임은 없는 것이지만 관할구역에 존재하는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심정적 관리책임은 있는 것이다. 물론 학예사가 배치되지 않았다거나 한두 명의 직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정문화재 및 비지정문화재를 완벽하게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힘에 부치는 일이나 조상의 얼이 담긴 민족의 유산이므로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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