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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2.24 17:12: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설 ‘인간의 굴레’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은 인간의 3대 욕망을 식욕, 성욕, 명예욕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본능적인 식욕, 성욕을 채우고 나면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명예욕이 발동하는 것이다. 동양의 사상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은 그만큼 개인의 명예를 소중히 여겼다는 반증이다.

이런 명예욕과 대학의 이해가 맞물려 졸업시즌만 되면 남발되는 것이 바로 명예박사다. 선진국에서는 명예박사 따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박사학위보다 명예박사학위 따기가 더 어렵다’는 말도 있다. 국가 원수를 지내고도 명예박사학위를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 영국의 대처 전수상은 명예박사 학위를 모 명문대학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명예박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대학교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거나 거액의 발전기금을 내놓을 경우 명예박사 학위를 주기 일쑤다. 국내 대학의 명예박사는 모두 3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명예박사가 이처럼 양산되다 보니 희귀성도 없고 권위도 추락하고 있다.

명예박사 학위 수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에게 명예박사를 수여한 것에 대해 시비를 따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명예박사는 학술과 문화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박사학위로 박사학위 과정이나 논문 심사과정 없이 수여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명예박사 수여 요건에 ‘학술발전 혹은 인류문화 향상’이라는 규정을 명시하고 있지만 명예박사 학위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사라진 2001년 이후에는 여러 대학이 이 규정 외에도 ‘대학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한 자’라는 규정을 첨부하여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한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명예박사 학위 취득자 1천5백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교육계 30%, 경제계 27%, 정관계 23%로 나타났다. 이를 보면 학자 못지않게 경제계 및 정관계 인사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7%나 되는 경제계 인사가 모두 ‘발전기금’에 연관된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수가 얼마간의 ‘발전기금’을 내고 그 대가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유추적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명예박사 학위’ 장사를 대학이 앞장서 나서는 사나운 꼴이다.

정관계 인사가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것은 권력에 줄서기를 하거나 추후 여러 명목의 기금혜택을 겨냥한 학교발전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미 우리나라 사학 사이에 명예박사 학위를 주고받는 것은 하나의 관례가 되었을 정도다. 관계가 깊은 대학끼리 서로 학위를 주고받는 것은 자기들끼리의 만족이지 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매우 어렵다.

충북대와 청주대도 지난 83년과 81년 이래 각각 31명에게 이 학위를 수여했다. 이 중에는 정관계 인사나 경제계 인사가 당연히 끼어 있다. 모 대학에서는 재벌회장의 명예박사 학위수여를 둘러싸고 학생소요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명예박사 학위를 떡 나눠주듯 적당히 수여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그건 대학의 위상을 스스로 떨어트리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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