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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2.11 17:36: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국인의 자존심이 불 타 한 줌의 재로 변했다. 엊그제 밤, 국보 제1호인 숭례문(崇禮門)에 전기합선 또는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석축 아랫부분을 제외한 2층 누각이 전소되었다. 우리는 전에도 낙산사 화재, 2006년 4월과 5월 창경궁 문정전과 수원 화성 서장대의 방화로 문화재가 소실되거나 훼손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화재는 한국인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을 잿더미로 변케 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소방차 40대가 긴급출동하고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숭례문은 속절없이 5시간 만에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초등진화가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선 구구한 변명이 필요 없다. 소방당국과 문화재청의 손발이 맞지 않았고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불길은 한양 도성의 정문인 숭례문을 삼키고 말았다.

이번 화재는 우리나라 문화재 행정의 안일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숭례문이 으뜸 국보임에도 소화를 위한 조치는 소화기 8대와 소방전이 전부였다. 스프링클러도 없었고 당직자는 오후 8시 이후에 퇴근하였다. 숭례문의 안전장치가 고작 이 정도인데 하물며 여타 목조 문화재의 화재 취약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물경 600년이나 제자리에 서서 조선의 흥망성쇠를 굽어본 숭례문이 한 순간의 방심으로 사라져 버렸으니 무슨 낯으로 조상을 대해야 할지 부끄러울 뿐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설계도가 남아 있어 복원할 수 있다 하나 족히 4~5년은 걸릴 것이고, 복원된다 해도 그 장중하고 섬세한 옛 멋과 맛은 되찾기가 쉽지 않게 됐다.

숭례문은 서울도성의 축성과 함께 1398년 2월에 낙성되었다. 현재의 건축은 세종 29년에 개축한 것으로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하층은 잘 다듬은 화강암으로 쌓았고 중앙에 아치형의 홍예문을 내어 멋과 견고함을 더했다. 정면 5칸 측면 2칸의 2층 누각은 다포(多包)집에다 직선적인 처마 선으로 화려함과 장엄미를 동시에 갖추었다.

지붕은 당초 팔작(八作)지붕에서 쇠뿔모양의 우진각(牛鎭角)지붕으로 바뀌었다. 1908년, 길을 만들기 위해 숭례문 옆 성벽이 헐렸으며 6.25때 전화(戰禍)를 입기도 했다. 1962년에는 전면적인 개축이 이루어졌다. ‘崇禮門’ 현판은 양녕대군의 글씨라는 설과 안평대군의 글씨라는 설이 있다.

풍수설에 의하면 숭례(崇禮)는 불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경복궁의 안산 관악산 화산에 대하여 불기운을 누르기 위함인데 정작 이 편액을 단 건물에 불이 났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숭례문은 흥인문(동대문)과 달리 문 앞에 독을 반으로 쪼갠 듯한 옹성(甕城)을 쌓지 않았는데 이는 방어의 목적보다 도성의 주 입구로 그 상징성에 더 무게를 둔 것이다.

우리고장에도 고려시대 건축물인 망선루를 비롯해 국보 55호인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 등 많은 목조문화재가 있다. 그러나 이들 주요 문화재들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분말소화기만 비치해 놨을 뿐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설비나 CCTV 등이 설치된 곳이 없다. 이번 기회에 화재로부터 방비책을 강화하고 설계도를 전산화해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야 다음 소를 잃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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