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도의원 VS 김병우 교육감 '격돌'

누리과정 예산 놓고 치열한 공방
김 의원 "아집, 독선 버려라"
김 교육감 "법을 먼저 바꿔라"

2016.01.25 19:57:01

25일 충북도의회 제34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김양희 의원이 김병우 교육감을 상대로 누리과정 예산에 관한 대집행부 질의를 하고 있다.

[충북일보] 새누리당 김양희(청주2) 충북도의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더욱 냉정했다.

충북도의회 올해 첫 임시회가 열린 25일 오후 2시 본회의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충북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저격수' 새누리당 김양희 의원과 김병우 도교육감의 격돌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대집행부 질문에 나선 김 의원은 먼저 "지금 충북 보육이 안고 있는 암울하고 어두운 현상을 목도하며 죄인같은 비참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는 말로 포문을 열며 김 교육감을 답변석에 세웠다.

이어 치열한 누리예산에 대해 장장 30분 동안 치열한 공방이 전개됐다.
김 의원은 "김 교육감은 재판이 끝나자마자 도민에게 사과 한 마디 없이 어깨띠를 두르고 세종의 정부청사로 찾아가며 또 다시 법을 어겼다"며 "충북 교육의 수장으로서 자질과 인성이 문제"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최근 누리예산에 대한 타 시·도교육감들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김 교육감은 "각 시·도마다 예산 등 사정이 다르다"며 "자율적 판단에 의한 것일뿐 이 자리에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예산 집행을 거부하는 법적 근거를 묻는 김 의원의 질문에는 "(누리예산을) 집행하면 상위법에 어긋난 것"이라며 "타 시·도는 법에 어긋난 시행령을 따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최근 김 교육감이 "총선에서 심판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의도를 묻기도 했다.

김 교육감은 "총선에서 국민들 선택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공약으로 제시된 보편 복지를 정부가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회의장 내 분위기는 과열됐다.

김 의원은 더욱 김 교육감을 몰아세웠다. 질문과 답변이 이어질 때마다 방청석을 가득 메운 도민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

김 의원이 "재범의 교육감이 '법'만을 따지고 있다"고 쏘아붙이자, 김 교육감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법을 지켜야 한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김 교육감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용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저속한 표현을 일삼고, 최소한의 품위나 상대방에 대한 배려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김 교육감은 "토시 하나도 진정을 갖고 글을 썼고, 부끄러움은 없다"고 되받아쳤다.

급기야 김 의원이 '관심사병', '문제교육감'이라고 공격했고, 김 교육감은 "교육재정을 지키는 데 격려하고 응원하는 학부모들도 많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 의원은 누리예산을 대하는 이시종 지사와 김 교육감의 태도를 비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와 교육감은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 지사는 고육지책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2개월 분의 누리예산을 선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교육감은 "제가 지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사도 교육감 입장이라면 전체 초중고 학부모들에게 피해가 가는 조처는 못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유치원에 들어가지 못해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들이 많고, 이들의 차별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교육감은 "그렇게 따질 거면 예산을 주고 따져야 한다"고 맞섰다.

누리예산과 관련해 도내 각 학교에 현수막을 내걸게 한 김 교육감의 지시에 대해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각 학교에 누리예산은 정부책임이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도록 지시한 적 있냐"며 "518개 학교에서 쓴 예산이 얼마냐"고 물었다.

이에 김 교육감은 "제가 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지시했다"며 "개당 1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현수막 1개당 제작비용이 5만5천원이며, 총 2천800여만원이 각 학교 재정에서 나갔다"고 설명한 뒤 "전국 17개 시·도 중 5곳만 현수막을 걸었는데, 충북은 모두 내걸었다"고 꼬집었다.

김 교육감은 "(충북이) 열심히 했네요"라고 반박했다.

꼬박 30분 동안 누리예산을 놓고 공세를 펴던 김 의원은 대집행부질문 막바지에 의미심장한 말로 김 교육감을 비꽜다.

김 의원은 "더 하실 말씀이 있으면 그렇게 좋아하시는 SNS에 띄워달라"고 정리했고, 김 교육감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답변석에서 내려왔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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