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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0.11 18:24:0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민족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민족 고유의 말과 글, 그리고 자체문화를 가지고 있느냐 여하에 달려있다. 중세 유라시아에 걸쳐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사라센 제국은 자기네 문화가 없었기 때문에 멸망의 길을 걸었다. 청(淸)나라를 세우며 한때 중국대륙을 호령하던 만주족도 오늘날에는 한족(漢族)의 문화에 동화되고 본계(本溪) 등 만주족 자치구에서만 만주어를 일부 사용하는 정도다.

배달겨레는 중국과 달리 우리말과 우리글인 한글을 가지고 있다.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창제한 훈민정음은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계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돼 있으며 '세종대왕상'은 문맹퇴치와 관련된 세계적인 상이다. 인도네시아의 한 소수민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한글은 이제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다.

만약 우리에게 한글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한문을 배우느라 어지간히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 정보통신분야에서 세계의 으뜸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한글의 과학성에 있다. 한글은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는 표음문자다. 홀소리와 닿소리 28자를 합성하기만 하면 표현하지 못하는 말이 없다. 컴퓨터의 자판이 간단하므로 누구나 쉽게 익혀 인터넷 상에서도 의사소통이 매우 자유롭다.

이런 훌륭한 표현수단을 두고 생활주변에 일본어, 영어 등 외래어가 난무하고 있으니 세종임금을 뵈올 면목이 없다. 청주대 국어문화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 60곳 업소 간판 중 75%에 해당하는 45곳이 외래어 간판이었다. 한자어, 영어가 뒤범벅이 되어 있고 어떤 곳은 국적불명의 합성어 간판을 사용하고 있다. 한글 고유의 간판은 고작 7.6%인 4곳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행정당국에서 한글사용을 권장하고 계도해야 할 판인데 어찌된 일인지 행정당국에서 외래어 사용에 앞장서고 있다. 한글학회 소속 한글사랑지원단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17개 정부부처 및 16개 광역시·도, 정부산하 공공기관들 대다수가 영어로 된 상징어(슬로건)를 누리 집(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빅 충북(BIG 충북), 다이내믹 부산(Dynamic BUSAN), 잇츠 대전(It's DAEJEON), 잇츠 서울(It's SEOUL) 등을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도내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이런 현상은 흔히 나타난다. 유어 옥천(Your 옥천), 레인보우 영동, 굿 충주(Good 충주), 좋아유 보은(좋아 You 보은) 등 영어 및 영어와 한글을 혼용한 상징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런 시·군정 지침 앞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세계화 시대라고 하나 멀쩡한 우리말과 글을 놔두고 영어식 표기를 선호하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팽개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계화 시대에 영어 등 외국어의 습득은 매우 필요한 사항이지만 그것은 쓸 때 써야지 평상시에 주민을 대상으로 분별없이 남용하는 것은 우리 문화를 스스로 비하시키는 일이다. 세계화는 우리 것을 버리고 세계무대에 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고이 지키며 세계와 어깨를 겨루자는 뜻이다. 유행병처럼 번지는 영어문구 상징어사용을 경계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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