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충주 23.8℃
  • 구름조금서산 26.0℃
  • 구름조금청주 25.2℃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추풍령 23.4℃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홍성(예) 26.0℃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많음고산 25.8℃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제천 22.2℃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천안 24.0℃
  • 구름조금보령 26.1℃
  • 흐림부여 22.9℃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9.09.27 15:41: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추석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이때쯤이면 대목시장이 북적거릴 만도 한데 기대와는 달리 한산한 모습이다. 대형 마트는 그런대로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재래시장엔 찬바람만 일고 있다. 이른바 대목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올해에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주가상승 등 전체적인 경기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서민이 겪는 체감경기는 별로 나아진 게 없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추석 선물 세트도 5만 원 이하의 중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샴푸, 치약, 비누 등을 담은 추억의 종합선물세트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한 상거래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얇은 지갑으로 인사치레를 하자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추선선물은 그 안에 담긴 정성을 생각해야 하는데 외형적으로 얼마나 비싼 물건이냐를 척도로 삼기 일쑤이니 서민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추석의 원래 의미는 일 년 농사를 풍성하게 해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데 있다. 홍동백서,조율이시 등 햇과일을 법도에 따라 진설하고 송편과 맑은 술을 빚어 조상에게 올리는 것이 추석의 세시풍속인데 이것마저도 상업화 바람을 타고 맞춤 차례 상이 등장하고 있으니 지하의 조상이 기절초풍할 일이다. 전화 한 통화이면 차례 상이 해결되는 시대다. 추석 연휴를 관광지에서 보내며 맞춤 차례 상으로 차례를 지내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차례 상에 오르는 나물, 생선, 육류 등도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다. 고사리, 도라지 등 상당수의 소채류가 중국산이며 LA갈비도 등장하고 있다. 세시풍속마저도 세계화 되는 듯한 모습이다. 송편은 조선 솔잎을 깔고 그 위에서 찌어야 제 맛이 나고 잘 쉬지도 않는다. 온 식구가 도란도란 모여 앉아 송편을 빚는 정경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송편을 잘 빚어야 예쁜 딸을 난다"는 등 시누이와 올케 간의 덕담도 증발돼 가는 추세다. 그저 필요한 최소량의 송편을 떡집이나 방앗간에서 사다가 차례 상에 올려놓기 일쑤다.

경기침체로 추석 상여금도 얄팍해지고 있다.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체가 50~60%에 그치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의 노무자가 빈손 귀향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꺼리는 사람들은 숫제 귀향을 포기하고 있다. 양손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귀향길에 나서야 체면이 서는 법인데 경기침체는 그 길마저도 가로 막으며 귀성객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면 마음만이라도 넉넉해야 할 텐데 범인(凡人)으로서는 이도 쉽지 않다. 신라시대의 백결선생처럼 거문고로 떡방아를 찧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서민에게 다가오는 명절은 달갑지 않고 오히려 원망스럽기만 하다. 이명박 정부는 친 서민으로 정책을 바꾸며 민생현장을 두루 살피고 있다. 재래시장을 찾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이 자주 매스컴에 오르내린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은 추석 대목을 맞아 대표적 민생현장인 재래시장을 즐겨 찾고 있다. 모름지기 전시성 탐방이 아니라 서민의 어려움을 십분 헤아리는 민생 탐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추석의 풍족함을 단적으로 표현한 선인의 경구이다. 넘치는 것과 모자라는 것을 모두 경계하는 뼈있는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주변의 불우이웃을 둘러봐야 할 일이다. 불우이웃과 함께하는 뜻 깊은 명절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