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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7.20 19:42: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괴산문화원 등이 괴산지역에서 해마다 10월께에 열리는 벽초 홍명희문학제에 참여키로 한 것은 지역문화 창달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매우 반갑고 또 당연한 일이다. 지난 13년 동안 홍명희문학제는 충북작가회의와 사계절출판사 주최로 청주와 괴산을 오가며 치러졌는데 막상 괴산지역에서는 보훈단체와의 갈등으로 지역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치 않고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정도였다. 이에 괴산문화원이 나서 보훈단체와의 매듭을 풀며 올 가을 부터는 이 문학제를 공동주최하는 등 주인 행세를 하게 될 전망이다.

괴산지역에서 이런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선택이다. 외지에서 괴산을 찾아 벽초의 문학 혼을 기리는 문학제를 꾸준히 열고 있는 판에 정작 주인 입장이어야 할 괴산 주민들이 들러리 신세가 되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괴산문화원이 보훈단체와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홍명희의 공과(功過)를 함께 다룬다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은 홍명희문학제의 지역화, 전국화에 새 디딤돌을 놓은 것이나 다름없는 진일보한 조치로 해석된다.

문제의 핵심은 소설 '임꺽정 전'의 저자인 홍명희가 광복 후 월북하여 북한 내각의 부수상을 지냈다는 점이다. 그래서 홍명희는 탁월한 문학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동안 이념의 족쇄에 갇혀 누구도 여기에 대해 입도 뻥끗 못했다. 이런 이유로 괴산 동부리의 홍범식·홍명희 생가는 오랫동안 폐가로 방치되었고 일부 문인들이 제월대에 홍명희 문학비를 건립할 때도 보훈단체와 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6.25 당시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북의 침략을 막다 희생된 보훈가족의 아픔을 모르는 바 아니나 이제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학제의 지역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홍명희를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그의 빛난 문학적 업적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홍명희의 '임꺽정 전'은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 같은 작품이다. '임꺽정 전'은 우리나라 대하소설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소설은 토속어의 보고(寶庫)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우리말이 이 소설에는 무진장 등장한다. 그래서 소설가 지망생들에게는 '임꺽정 전'이 필독의 명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 소설을 판금조치 할 때에도 아름아름 영인본이 나돌았고 상당수의 지식인들이 이를 구입하여 읽었다.

'임꺽정 전'은 괴산의 상당한 문화자산이다. 이미 괴산지역에서는 '임꺽정 고추'를 브랜드화 하는 등 홍명희의 문학적 업적을 농산물에 도입하고 있다. 이런 판에 괴산에서는 '임꺽정 전'의 변죽만 올릴게 아니라 과감히 문학세계의 본령으로 뛰어들어 그 문학 혼을 기리면서 이러한 문화자산을 괴산의 브랜드와 연결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레드 콤플렉스(붉은색 기피증)의 터널에서 갇혀 있을 일이 아니다.

다른 지역의 문학제를 보면 영동의 '지용제'는 전국화 되었고 중국 연변까지 그 외연을 넓히고 있으며 보은의 '오장환 문학제'도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하며 보은의 대표적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월북을 했다는 이유로 홍명희, 오장환 등을 기억에서 삭제해버린다면 한국의 문학사는 절름발이가 되고 만다. 남북의 평화공존이 우리의 명제로 떠오르는 시점에서 이제는 닫았던 가슴을 열고 그들의 문학 혼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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