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때문에 문닫겠다는 상인

시민단체와 중소상인들이 청주 홈플러스 24시간 영업과 슈퍼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출점에 항의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재래시장 상인등이 상가 철시와 사업자등록증 반납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은 무엇보다 홈플러스측의 무대응에 대한 반발이다.

충북민생살리기운동측은 홈플러스가 '결정권이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대화에 단 한번도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4시간 영업과 슈퍼슈퍼마켓 출점 전략을 철회하지 않으면 청주지역 재래시장 상인 80%이상과 동네 슈퍼상인들이 항의표시로 15일 하루 가게 문을 닫고 총집결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대규모 집회로 빚어질 수 있는 모든 불상사는 전적으로 홈플러스에 있다'고 덧붙엿다. 이어 만약 15일 이후에도 별 반응이 없으며 더 이상 먹고살 수 없기에 사업자등록증 반납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것들이 행동으로 옮겨질 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으나 시민단체와 상인들이 단단히 뿔이난 것은 틀림없다. 상인들 중 일부는 교도소 갈 각오까지 돼있다면서 홈플러스 측의 태도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상인들은 24시간 영업도 그렇지만 특히 골목길 상권까지 잠식해 생존의 문제까지 거론되는 슈퍼슈퍼마켓의 진출에 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얼마전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바로는 대기업슈퍼마켓 때문에 동네 구멍가게 매출이 30% 줄었으며 41%가 '6개월내 망할 판'이라고 응답하는 등 어려움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또한 2005년에서 2008년까지 대형마트 매출액이 9조2천억 늘어난 반면 재래시장 매출은 9조3천억원 줄어 재래시장 매출액이 고스란히 대형 유통업체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이런데도 대형마트를 경영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현재 447개의 슈퍼마켓을 출점시킨데 이어 올해 말까지 100군데가 넘는 슈퍼슈퍼마켓을 추가로 출점시킬 계획으로 있는 등 이런 추세라면 700개가 넘어 설것으로 보여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에만 적용되는 개설등록제를' 대규모 점포 및 대규모 점포의 직영점' 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규제강화를 논의하자 이 법이 시행되기전 쉽게 출점을 하려고 업체들이 서두르는 형국이다.

이를 시장원리로 접근하면 대형 유통업체들도 할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반 정서상 시장논리만 내세울 수 없는 그 무엇을 간과하는 것이다.아무리 해외사례를 들어 슈퍼슈퍼마켓이 들어서면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고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고 주장하지만 벼랑끝에 몰리게 될 소상공인들로서는 수긍하기 힘들다.

지금 갈등을 빚고있는 홈플러스 문제 역시 이 범주안에 다 들어있는 것으로 업체측에서 보면 딱히 할말이 없을 지 모르지만 대화창구 마저 열지 않는 것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볼때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니들이 해볼떼면 해봐라 우리는 법대로 한다'는 식으로 비치는 게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과의 상생을 거론하고 있는 바 홈플러스도 귀를 열고 더 큰 갈등의 소지를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