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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7.05 16:56: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제 벽골제(碧骨堤), 밀양 수산제(守山堤)와 더불어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제천 의림지(義林池)의 축조연대가 이보다 짧다는 일부의 견해로 교과서에서조차 퇴출되는 수모를 겪다가 이번에 고고학적인 검증을 통해 최소한 2천 년 전에 축조된 저수지라는 점이 밝혀진 것은 제천의 역사와 전통문화 가꾸기에 일대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해 10월, 의림지 축조시기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최근 그 결과를 발표하며 "의림지가 2천 년 전에도 저수지의 형태로 존재 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원이 제방 가장 안쪽에서 시추한 시료에서 AD 100년을 전후한 시기의 퇴적물이 검출됐으며 제방 바깥쪽과 저수지 바닥의 시료에서 나온 것은 이보다 600~700년 뒤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의림지가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인지 인공제방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원은 밝히고 있으나 의림지에는 오래된 제방과 수문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그 축조 시기가 문제일 뿐, 인공 저수지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의림지의 조성에 대해 전설형태로 내려온 것을 고고학적으로 규명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의림지 축조에 대해서는 대략 두 가지 시축설(始築說)이 구전돼 오고 있다. 첫 번째 설은 신라 진흥왕 때 악성 우륵이 의림지를 조성하고 제비바위(燕子岩)에서 가야금을 켰다고 하며 두 번째의 설은 그로부터 700년 후, 태수인 박의림(朴義林)이 이를 축조하고 '의림지'라 이름 지었다는 얘기다.

통상 저수지와 같은 큰 구조물은 한번 시축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보축하는 것이 관례다. 지금의 의림지도 조선시대 정인지가 개축하였으며 큰 물난리가 난 1772년에도 보축한 바 있다. 처음 축조한 시대를 무시하고 보축한 연대를 기준 삼아 전체 연대를 내려잡는 것은 역사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스스로의 몸집을 깎아먹는 자기비하 행위나 다름없다.

더불어 이번 조사의 값진 성과 중 하나는 제천이 한반도 관개(灌漑) 농업과 과학영농의 발상지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을 제천 시민들에게 부여했다는 점이다. 물론 한반도에서의 농경문화는 대략 5천 년 전인 신석기 시대에 시작된 것이지만 저수지를 만들어 물을 가두고 필요시에 이를 이용한 관개농업의 출발이 바로 초기철기시대 제천지역서 비롯됐다는 점은 향토사 차원을 떠나 한국사의 일정부분을 수정하거나 보완해야 할 정도로 보여진다.

이외에도 의림지는 한반도의 여러 지역을 구분하는 기준점이 된다. 확실히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충청도 지방을 호서(湖西)라 부르고 전라도 지방을 호남(湖南)이라 부르는 기준점이 의림지에 있다는 설이다. 즉 의림지 서쪽은 호서이고 의림지 남쪽은 호남이라는 것인데 이런 사실은 관련학계로부터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서식하고 있으나 해빙기에 수면 위로 떠올라 미식가의 입맛을 돋우는 빙어(氷魚·公魚라고도 함)는 의림지가 본산이다. 역사적 사실과 조선 소나무와 특산물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빚고 있는 의림지는 이번 학술 조사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과학영농의 시원을 밝혀준 의림지는 마땅히 재평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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