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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6.08 18:24: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보훈가족을 보살피는 달이다. 오늘날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아래 한반도에서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것은 모름지기 선열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가 닥치기는 했으나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향해 돌진하고 있고 고급의 문화를 향유하며 인간다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는 역사의 우연이 아니라 선열의 희생아래 일구어낸 역사의 필연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선열의 살신성인 정신을 얼마나 되새기고, 얼마나 이어받고 있는가를 겸허히 반성해봐야 한다. 반만년의 유구한 우리 역사는 구국 선열들의 멸사봉공(滅私奉公)으로 유지되고, 발전해 왔다.

몽골의 침입, 임진왜란, 병자호란, 의병전쟁, 3·1운동, 6.25, 월남전 등 역사의 행간에서 명멸했던 수많은 전란과 사건 앞에 우리 선열들은 초개같이 목숨을 던져 이 땅에 자유와 평화를 심고, 스스로 등대와 횃불이 되어 후손의 앞날을 밝게 비추었던 것이다. 오늘날 삼천리 금수강산을 보전하고 정신적 물질적 풍요를 구가하는 것은 그 희생의 대가이건만 어찌된 일인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선열의 구국충정을 송두리째 잊어버리고 다만 선열의 희생이 가져다준 달콤한 열매에만 심취해 있는 듯하다.

현충일은 국경일(國慶日)이 아니라 기념일(紀念日)이다. 기념일은 경사스러운 날이 아니기 때문에 행동과 마음가짐을 단정히 하며 기념일의 성격에 맞도록 지난날을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특히 현충일에는 반드시 조기를 게양하며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음주가무를 삼가야 한다. 우리는 그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믿지는 않지만 최소한 선열에 대한 예의로 여기며 오랫동안 근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경건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나이트클럽 등 유흥가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흥청거리고 조기를 단 집도 띄엄띄엄 있을 뿐이다. 자율적으로 휴무를 하던 현충일의 관례가 깨진 것이다. 요란한 음악과 고성방가는 현충일이 무색하리만큼 유흥업소에서 흘러나왔다. 호국영령의 명복을 비는 모습은 오간데 없고 음악과 술잔과 춤이 난무하는 놀자판이 곳곳에서 연출되었다. 어느 나이트클럽에서는 평소처럼 경품추첨 행사를 하거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댄스대회까지 열었다고 하니 참으로 호국영령 뵙기가 민망한 일이다. 지나친 상업주의 속에 현충일의 취지와 경건함이 매몰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심한 것은 현충일을 단지 하루 노는 날로 인식하는 젊은 세대가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국경일은 즐겁게 놀아도 아무 상관없는 것이지만 현충일은 경건하게 보내야 한다.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은 '메모리얼 데이'가 있다. 미국의 독립운동과 남북전쟁 등에서 전사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보스턴 차(茶)사건의 중심인물이던 새무엘 아담스의 묘지에도 성조기가 펄럭인다. 현충일에 야단법석을 피우는 일은 아무래도 상서롭지 못하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인만큼 호국영령에 대해 용서를 빌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무명용사의 묘나 전적지를 찾아 선열의 숭고한 뜻을 가슴 깊이 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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