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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5.17 18:40: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형 할인마트의 무차별 융단 폭격에 지역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저가 할인공세와 편리한 장보기를 내세운 대형마트가 지역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 날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형 마트의 기존의 영업방침도 걱정스러운 판인데 얼마 전부터는 슈퍼 슈퍼마켓(SSM) 개점으로 골목상권마저 위협하고 있으며 지난 2일 0시부터는 홈플러스 청주점이 24시간 영업체제에 돌입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영업 확장에 당장 피해를 입는 곳은 재래시장과 구멍가게다. 대형마트가 생겨난 이후 재래시장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수많은 구멍가게가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7개나 되는 대형마트는 63만 명 청주시 인구에 비해 아무래도 과다하다. 이것도 모라자서인지 소위 SSM이라는 소규모의 슈퍼를 30여개나 만들어 골목상권을 고사시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필연적으로 상당수의 구멍가게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서민생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동네 슈퍼나 구멍가게가 폐업을 하게 되면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세대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장삿속에도 나름대로 윤리가 있고 상(商)도덕이 있는 법인데 요즘의 대기업은 그런 덕목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대기업은 모름지기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여 부(富)를 축적하고 이를 사회에 환원해야 복지사회가 이룩되는 법인데 생뚱맞게도 유통업에 진출하여 소상인의 생계 기반을 무너트리고 있다.

고기를 잡는 어부에게도 나름대로 어획의 철학이 있다. 그물에 걸려 올라온 물고기의 씨알이 잘면 도로 물속에 놓아준다. 잔고기를 잡아봤자 상품성이 별로 없고 씨를 말리게 되면 그 후의 조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어부에게도 이런 철학이 있는데 대형 마트는 그런 상식을 파괴하며 싹쓸이에 나서고 있다. 마치 쌍끌이 저인망 어선으로 물고기의 씨를 말리는 식이다. 1개의 대형마트는 7개의 재래시장 경제규모와 맞먹는다.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의 몰락은 지역경제의 건강성을 해치게 된다. 매출액을 당일 서울 본사로 모두 옮겨 놓으니 지역의 돈 가뭄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 불을 끌 수 있는 사람은 소비자인데 소비자 모임은 통상적으로 강력한 응집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대기업의 고공강타를 종이방패에 불과한 소비자가 어떻게 막아내겠는가. 오히려 소비자 측은 물건 값이 싸고 장보기에 편리한 곳을 찾기 마련이어서 대형 마트의 기반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엉뚱한 결과를 낳게 만든다.

2차대전 후 패전국인 독일에서는 석탄업자의 농간을 전 시민이 막은 사례가 있다. 패전국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한 판에 석탄업자들이 담합하여 석탄 값을 크게 올렸다. 이에 분개한 시민들은 석탄불매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한 겨울에도 시민들은 벌벌 떨며 밤을 지새웠고 산모들은 자신의 체온으로 아기를 감쌌다. 죽기 살기 식의 소비자 투쟁에 결국 석탄업자들은 손을 들고 석탄 값을 내렸다. 이런 식의 소비자 운동이라면 대형 마트를 겁낼 것도 별로 없지만 문제는 소비자 대(對) 유통업자가 아니라 유통업 대 유통업이라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번 사태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킬 성질이 아니다. 그러므로 응당 지자체가 나서 그 불을 꺼야한다. 조례 등 관련 법규를 제정하여 대형마트의 입점과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동네상권의 부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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