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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5.10 19:19: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428-2번지에 위치한 '운보의 집'은 한국화의 거목 고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화백이 만년에 예술혼을 펼치던 곳이다. 운보는 지난 1980년대 초반, 어머니 한윤명 여사의 묘소가 있는 형동리를 길지로 택하며 묘소 아래에 큼지막한 전통 한옥을 지어 작업실로 사용했다. 전국의 명당을 마다하고 이곳을 거처로 선택한 것은 자연 경관이 빼어난 데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느 사람이라면 백발이 성성한 연륜에 붓을 놓았을 법도 하지만 운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화필을 연마하며 그 유명한 바보산수와 봉걸레 작업인 심상예술을 시도하고 완성해나갔다.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화백에게 그림을 배웠으나 운보의 예술세계는 '태양을 먹는 새'라는 작품이 말해주듯 저 광활한 우주를 끝없이 유영(遊泳)하였다. 오죽하면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장 자크 뒤뤼세는 그를 가리켜 '한국의 피카소'라고 극찬하였는가 말이다.

운보의 집 뒤로는 운보의 화업(畵業)을 정리한 '운보 미술관'이 들어섰고 도자기 공방도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분재공원, 수석공원, 조각공원도 들어섰다. 운보의 집 마당 남쪽에는 정자와 작은 연못이 조성되었고 그 연못에서는 비단 잉어가 한가히 노닐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일대를 흔히 '운보 타운'이라고 불렀다. 산자수명한 자연경관과 예술혼이 악수를 하는 운보 타운은 미술에 대한 심미안을 키울 뿐만 아니라 휴식공간을 겸하는 유명 관광지로 발돋움하였다.

운보 타운은 전국 각지의 관광객을 끌어 모았고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중국 관광객의 유명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또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가 결혼 앨범을 제작하기 위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입고 운보의 집을 배경으로 하여 야외 사진촬영을 즐겼으며 제2의 운보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크레파스로 스케치 북을 아름답게 채색하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1년, 운보는 영영 떠났어도 운보의 집은 노대가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그러던 운보의 집이 몇 년 전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구성원 간 복잡한 이권다툼과 운보문화재단내의 불협화음으로 운보의 집 운영이 파행으로 치달았다. 전임 재단이사장의 시설 불법 개축, 보수로 운보의 집은 멍이 들었으며 이사 간 소송 등으로 이미지가 구겨지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운보의 집은 활기를 잃었으며 장사진을 치던 관람객의 발길도 한동안 뚝 끊기었다.

오랫동안 속앓이를 하던 운보의 집은 최근 운보문화재단 새 이사진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임원 승인을 받으면서 서서히 부활 채비를 차리고 있다. 전열을 가다듬은 새 이사진은 상처를 씻고 운보 미술상 제정, 전국사생대회 개최, 주차장과 생활·휴식공간의 확충 등 발전적 카드를 내놓으며 옛 명성을 재현할 모양이다. 우선 재생의 모양새는 갖추었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외형적 봉합이 아니라 내부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다.

새 살이 돋아나기 위해선 우선 구성원의 앙금 씻기가 있어야 할 것이고 문화체육관광부, 충북도, 청원군 등 관계당국의 관심과 더불어 우리 지역 문화예술인 및 지역민의 애정 어린 눈길이 필요한 것이다. 운보의 집은 공공성을 띠고 있는 만큼 소아(小我)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운영의 묘를 찾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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