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충주 23.8℃
  • 구름조금서산 26.0℃
  • 구름조금청주 25.2℃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추풍령 23.4℃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홍성(예) 26.0℃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많음고산 25.8℃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제천 22.2℃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천안 24.0℃
  • 구름조금보령 26.1℃
  • 흐림부여 22.9℃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9.04.27 18:41: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까마귀는 효성이 지극한 날짐승이다. 어미가 늙어 잘 날지 못하고 먹이를 물어오지 못하면 새끼가 먹이를 물어다 어미를 봉양한다. 이를 가리켜 반포지효(反哺之孝)라 한다. 한낱 미물인 짐승도 제 어미를 위하거늘 항차 만물의 영장이 효를 몰라서 되겠는가. 선인들은 효를 백행지본(白行之本)이라 하여 세상살이의 근본으로 삼았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충효(忠孝)를 모두 중요하게 여겼는데 두 덕목이 상충될 경우에는 충(忠)보다 효(孝)를 먼저 선택했다. 한양에서 벼슬살이를 하다가도 부모의 병환이 위중하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부모를 돌보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으로 불리어 온 충북 산하에는 효행의 흔적들이 무심한 세월 속에서도 뚜렷이 남아 뭇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영동의 효자 고 임세환 교사의 행적에는 효도에 대한 선인의 유전인자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또 효도가 실종되다시피 한 오늘날 임 교사의 효행은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가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동시 부모를 방기하고 외면하기 일쑤인 삭막한 현대사회에 효도의 등불 역할을 하고 있다.

임 교사는 16세의 나이인 영동중 3학년 때 어머니가 정미소 벨트에 몸이 말려들어가 하반신이 파열되는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맸다.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혈과 함께 살을 이식해야 한다는 담당 의사의 말을 듣고 임 교사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피를 뽑아 수혈하고 허벅지 살을 떼어 피부 이식을 통해 어머니의 목숨을 구했다.

이 같은 살신성인으로 어머니의 목숨은 구했지만 그의 몸은 망가지고 말았다. 이때 얻는 악성빈혈로 임 교시는 지난 1968년, 31세를 끝으로 사랑하는 부인과 두 딸을 남겨둔 채 생을 접었다. 서울 문리대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후학을 지도하던 임 교사는 인생의 꽃봉오리도 못 피우고 삶 대신 효도를 선택하며 세상을 뜬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영동향교 유림회관에서 관내 유림이 참석한 가운데 정구복 영동군수가 고인을 대신해 고인의 동생인 임두환 씨에게 효자 상을 수여했다. 실로 임 교사가 세상을 뜬지 40년 만에 효행의 흔적이 빛을 본 것이다. 영동에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임 교사의 효자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정시래 영동향교 전교를 위원장으로 정원용 영동문화원장, 최재경 전 영동교육장 등 12명이 뜻을 모아 임세환 효자비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돌비에 그의 효행을 적어 후세에 두고두고 귀감으로 삼자는 뜻에서다.

가정 폭력이 빈발하고 심지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부모의 집에 불을 지르는 등 희한한 일들이 발생하는 오늘날, 돌비에 새긴 임 교사의 효행은 인륜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는 사표가 될 것이다. 전통적 덕목이 자꾸 퇴색하는 요즈음이지만 효행의 등불이 아주 꺼진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간암 말기에 이르자 자녀가 기꺼이 간의 일부를 떼어내 아버지의 목숨을 구한 미담 사례가 간간이 발생하여 세인을 감동케 하고 있다.

효행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행하는 수범사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가치관이다. 떨어져 사는 부모에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전화를 하였는지,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와 마음의 거리를 멀게 두지는 않았는지 모두가 반성해볼 일이다. 효도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