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승진 체육회 사무처장 어깨가 무겁다

석달정도 대행체제로 운영되던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에 유경철 사무차장이 정식으로 임명됐다. 유경철씨의 처장 임명은 그동안 도내 체육인들이 바라던 대로 내부에서 승진한 첫 사례이자 전국 16개 시도체육회 중에서도 처음이기에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인사는 정우택지사의 결단이 돋보인다는 평가속에 신선한 충격도 안겨줬다.

그동안 충북체육회의 사무처장 자리는 순수 체육인 보다 퇴직공무원 등 비 전문가들이 많이 꿰차는 바람에 내부에서 처장직을 이어받기가 사실상 어려웠다. 이번 내부 승진 인사를 놓고 정지사도 적지않은 고민을 했을 것인데 세대교체라는 사회적 흐름을 감안하면서 지역 원로체육인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전문체육인에 체육행정을 두루 경험한 유씨를 기용했다고 봐야한다.

그 이전에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며 경제계 인사를 이사진에 보강하는 한편, 전체이사진 54명 중 37%인 20명을 비교적 젊은 얼굴들로 물갈이하는 등의 행보를 볼때 충북도체육회장인 지사의 입장에서는 사무처의 세대교체를 통한 충북체육의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제 공은 유처장을 비롯한 체육계에 던져졌다. 경기력 향상은 기본이고 체육행정의 원활한 집행을 통해 이전 보다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부담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고질적이던 체육계 내부의 갈등과 분파를 봉합해 일치단결로 체육회가 거듭나야할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다시말해 "여러분들이 해달라는 대로 해줬으니 두고 보겠다"는 인사권자의 심리를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44개 정식가맹단체와 5개 준가맹 경기단체를 비롯한 일선 체육지도자 등 관계자들이 유처장체제의 사무처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 과거의 뿌리깊은 갈등과 반목을 접고 화합과 격려를 통해 충북체육의 제2의 도약을 이룰수 있도록 솔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으로 맞은 내부인사의 기용도 빛을 잃고 다시 외부인사의 진입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그럴경우 모든 책임은 체육계가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다행이라면 유처장이 30년 동안 충북체육회에 몸담으며 성실함과 끈기로 최일선을 지켜온 인물이라는 점인데 그같은 장점이 시너지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이라는 주위의 기대 역시 적지않다.

유처장 자신도 지금 처해있는 환경이 어떤지는 잘 알 것이다. 그래서 매년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충북의 엘리트 성인체육을 중흥하기 위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수, 지도자, 예산 등 관련 인프러가 빈약한 상태에서 단시간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는 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북도나 교육청, 그리고 일선 지자체의 관심이 배가되야 하며 특히 단체장들의 체육에 대한 애정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유처장은 프로스포츠단 하나 없는 체육 불모지 충북을 탈피하는데도 지혜를 짜내야 한다.

이는 축구선수 출신인 유처장 자신도 평소에 느끼고 있던 바여서 새삼스러울 게 없긴 하겠지만 분명 대다수 도민들의 희망사항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필요한 초석이라도 깔아놓아야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것도 능력의 판단 요소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