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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1.12 19:17: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우리나라의 오래된 고찰치고 중창(重創)하지 않은 사찰이 거의 없다. 비 바람으로 인해 건물 부재가 부식 된 데다 몽골전란, 임진왜란, 6.25 등 숱한 전란으로 원형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다. 보은 속리산의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14년 의신조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나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벽암대사가 중창하였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본 '직지심체요절'을 찍어낸 흥덕사지도 찾아낸 데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중창을 하여 세계인쇄문화의 메카로 가꾸는 일이 청주의 과제로 여겨진다. 직지와 흥덕사지는 청주문화의 간판스타다. 그러나 당국의 문화재 홍보는 직지에 치중되었다. 직지가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직지의 홍보는 당연한 일이겠으나 이 과정에서 직지를 찍어낸 흥덕사지가 소외되고 있어 직지와 흥덕사지를 아우르는 홍보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청주시 운천동에 위치한 흥덕사지는 현재 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은 대개 청주고인쇄박물관을 둘러보고 자리를 뜨기 일쑤이니 본 주인인 흥덕사지가 무색해진다. 흥덕사지에 관람객의 발길이 한산한 것은 홍보부족 탓도 있겠지만 절터에는 금당(金堂) 한 채만 복원되어 제 터를 지키고 있을뿐 동회랑, 서회랑 및 강당지는 주초석만 남아 절의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1년 복원된 금당은 80.05㎡ 규모로 충주 대원사 철불을 복제하여 주존불로 안치했다. 법당에는 고려시대의 작품인 철불을 모셨으나 예불행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당 앞에는 나말여초(신라말 고려초)의 석탑이 있었다는 추정아래 석탑 1기를 복원하였으나 금당과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금당은 단청이 벗겨지고 일부기와가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청주시는 올해 금당의 단청과 보수 등을 위해 2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았다. 단기적으로는 금당의 보수가 시급한 과제이나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흥덕사지의 복원 내지 중창이라는 큰 틀 안에서 절터의 정비가 이뤄져야 할 사항이다.

 흥덕사 중창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난 2003년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돼왔으나 말만 무성할 뿐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충북지역개발회,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한국유네스코충북협회 등에서 의견을 개진했으나 아직껏 중창의 첫 단추인 형질변경 허가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사적에 대한 문화재청의 입장은 '선 보존'의 논리다. 흥덕사지는 사적임으로 이곳에 사찰을 복원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뜻있는 인사들은 그간 몇 차례 공청회를 거치며 복원을 논의해 보았지만 시민들의 의견이 구구한데다 사적 보존의 논리를 뚫기가 퍽 어려웠다. 그래서 나온 말이 '복원'이 아닌 '중창'이라는 용어였다. 중창이라는 용어를 쓸 경우 흥덕사의 옛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청주시민의 뜻이 흥덕사지의 중창 쪽으로 모아지고 관계당국에서 이를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아주 불가능한 과제도 아니다. 흥덕사지의 중창은 특정 종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민족유산의 향유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흥덕사가 제 모습을 찾고 예불행위와 고활자 인쇄 등 출판행위가 재현된다면 직지와 흥덕사지의 홍보는 큰 탄력을 얻을 것이다. 냉동 창고와 같은 화석적 보존은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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