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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2.08 20:27: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성안길은 청주역사 그 자체다. 이곳은 첨단시대와 조선시대의 잔영이 함께 존재하는 곳이다. 비록 청주읍성은 없어졌지만 성안길에는 아직도 조선시대의 체취가 강하게 풍겨온다. 조선후기에 제작된 청주읍성도를 보면 남북으로 길게 뻗은 성안길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고 국보 제41호인 용두사지철당간의 모습도 뚜렷하게 표기돼 있다.

일제 강점기로 접어들며 성안길은 수난을 당했다. 청주읍성과 읍성안의 관아건물이 일제에 의해 헐렸고 성안길의 명칭도 일본식으로 바뀌었다. 일제는 성안길의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를 5개 구간으로 나누었다. 1구간이 1정목, 2구간이 2정목 식으로 명칭을 부여했다. 가장 번화한 거리를 본정(本町)이라 했고 5구간에 해당되는 곳을 오정목(五町目)이라 했다.

광복 후 남문로 1가, 북문로 1가 하는 식으로 개칭된 것은 일정목, 이정목의 개념을 우리식으로 바꾼 것 뿐이다. 문화사랑 모임에서는 이의 개칭을 발의하여 이제는 성안길이라는 명칭이 정착되었으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안타깝게도 일제식 명칭인 본정통, 오정목 등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의 약전골목은 일제 때 청수정으로 불리었다. 이곳에는 백열등을 연결한 가로등이 거리를 밝혔고 대다수의 유흥업소와 상점, 여관 등이 성안길에 밀집해 있었다.

청주우체국은 지금이나 그때나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제 때 찍은 사진에는 청주우체국 건물이 한옥으로 되어있다. 우체국이 딴 곳으로 이사하지 못하는 것은 거리를 표시할 때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가령 청주기점 몇 km 등 거리를 따질 때는 반드시 우체국으로부터 계산된다.

조선시대, 일제시대, 광복을 거치면서 성안길은 내내 청주 문화의 1번지 역할을 수행해왔다. 백화점, 옷가게, 유흥주점, 양복점, 양장점, 극장, 미용실에 이르기까지 최대 상권을 형성한 성안길은 문화도시 청주의 터주대감이다. 청주의 멋쟁이들은 성안길로 몰려들어 유행을 선도하였고 문화예술인들도 이곳을 둥지삼아 창작활동을 펼쳤다.

시공을 초월하여 청주 문화, 청주 유행의 1번지를 자처해온 성안길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상권이 위축되면서 활력을 잃었고 사람들의 행렬도 푹 줄어들었다. 도시의 확장으로 상권의 중심축이 시 외곽 지역으로 빠진데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회오리 바람을 견디기가 힘든 모양이다.

요즘들어 성안길에는 폐업정리라는 간판이 흔하게 나붙어 있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가게 주인이 자주 바뀌는가 하면 권리금조차 포기하는 사례도 흔하게 발견된다. 금싸라기 땅에 지은 상가가 입주자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성안길 상인들은 이른바 '성안길 축제'를 열면서까지 상권 되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불황의 늪은 점점 깊어가고 있다. 대형 상가도 매출감소로 인해 소형 점포주의 재계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성안길 상권이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되었다.

성안길 상권 되살리기에는 우선적으로 점포주들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청주시에서도 성안길 명소화 사업 등 상권 활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성안길은 상가가 밀집해 있는 단순한 거리가 아니라 청주역사문화의 응축된 에너지가 집결해 있는 곳이다. 청주시에서 이미 성안길 일대에 대한 지상 구조물 지중화 사업을 벌인바 있다. 문화의 거리로 거듭 태어나고 있는 성안길이 예전의 호경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청주시민 모두의 애정어린 눈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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