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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2.01 22:47: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옥천에서 40대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한 전대미문의 패륜범죄가 발생하여 세인을 경악케하고 있다. 처자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A모 씨는 경찰조사에서 2년 전, 자신의 노부모가 살고 있는 옥천읍 금구리 집에 방화를 하여 노부모를 숨지게 한 혐의도 추가됐다. 노부모를 죽인 것도 모자라 처자식까지 무참하게 살해하였다니 이러고도 어찌 인간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6년 6월10일, 옥천읍 금구리 주택에서 사전에 준비한 휘발유를 집안에 뿌리고 불을 질러 부모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잇따른 사업실패로 돈이 떨어지자 부모가 살고 있는 자기 명의의 집을 처분하려했으나 여의치 않자 방화 살해라는 패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A씨는 그로부터 2년 후 부인과 딸마저 살해하였다. 범행 한 달 전에 부인의 명의로 1억 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등 그의 범행은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인 D모씨를 흉기고 찔러 살해하고 세 살 바기 딸도 목 졸라 숨지게 했다. 부인이 옷가게와 다방, 소주방을 운영하면서 1억6천만 원을 탕진하고 심한 낭비벽으로 1억 원의 빚을 지게 되자 남편 A씨는 인간으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짐승도 자기 가족은 물어죽이지 않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이 짐승만도 못한 짓을 했다. 그것도 사전에 부인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이 계획된 패륜범죄 앞에 사람들은 놀라고 할 말을 잃었다. 가장은 부모와 처자식을 돌볼 의무를 묵시적으로 갖고 있다.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도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데 A씨는 그 정도를 뛰어넘어 일가족 살해라는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

보통사람이라면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다. 이번 사건은 어디까지나 A씨 당사자에게 국한된 것이지만 지나친 물질만능주의, 한탕주의라는 그릇된 사회풍조가 사건의 원인(遠因)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돈이 최고라는 잘못된 믿음 앞에 전통윤리와 인간의 길이 박살나고 만 것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양반의 고장, 선비의 고장이라고 자처하는 충북에서 발생하여 그 깨끗한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지역사회가 연대책임을 질 의무는 없는 것이지만 양반이미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연대감을 갖고 도덕재무장운동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일찍이 이 율곡 선생은 청주목사로 1년간 재임을 하면서 지역공동체를 묶는 규범인 서원향약(西原鄕約)을 만든바 있다. 덕업상권(德業相勸), 과실상규(過失相規), 예속상교(禮俗相交 ), 환난상휼(患難相恤)을 덕목으로 한 서원향약은 이퇴계의 예안향약과 더불어 우리나라 향약의 기둥이 되었다.

향약은 고리타분한 조선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정보화 시대이건 첨단시대이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지켜야 할 기본 덕목이다. 사회 구조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지역사회를 묶는 이런 규범이 증발하다보니까 상상하기조차 힘든 패륜적 범죄가 고개를 드는 것이다. 과연 돈이 가족보다 더 중요한 것일까.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보면 이 사회가 정(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의 전도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 인간성의 회복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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