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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1.17 22:35: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고질적인 학교폭력이 끝내 한 학생의 목숨을 앗아갔다. 청주시내 한 아파트 근처에서 급우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뇌사상태에 빠졌던 청주 A중 김 모 군이 소생하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학교폭력이 아무리 심하기로서니 급우를 저 세상으로 보낸다는 말인가. 비정한 학교폭력에 교사들이나 급우들도 할 말을 잊었다.

중태에 빠졌던 김 군은 서울, 청주의 병원을 돌며 치료를 받았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았다.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도 김 군의 부모는 김 군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고 결국 김 군은 장기적출 수술을 통해 간 · 콩팥 · 각막 등 자신의 장기를 9명에게 나누어 주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 16일 김 군의 장례식은 다니던 학교인 A 중 교정에서 치러졌다. 유족은 물론, 교사 학생들의 오열 속에 김 군은 14세의 꽃다운 청춘을 마치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로 향했다. "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늘나라에서 별이 되라"는 학생대표의 고별사는 장례식에 참석한 애도 행렬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평소에 착하고 급우들을 잘 챙겨주던 그가 대체 무슨 죄가 있다고 맞아 죽었는가. 그를 폭행한 사람은 그를 미워하거나, 그에게 무슨 원한이 있던 사람도 아닌 급우들이었다. 매일같이 만나 우정을 쌓던 급우들이 졸지에 폭력을 휘두르면서 그를 떠나보내게 했다. 폭력을 휘들은 급우들이 애당초 그런 최악의 상황을 예견한 것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한창 젊음을 꽃피울 시기에 김 군은 나래를 펴보지도 못하고 이 서러운 세상을 하직했다. 김 군의 죽음은 주위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아픔을 남겼다. 4대 독자를 잃은 김 군의 부모는 혼절했고 교사와 급우들의 눈물은 중학교 교정을 축축이 적셨다. '높은 곳에 이르려면 낮은 곳부터 시작하라'는 김 군의 좌우명이 아직도 교실 벽에 붙어있고 급우들은 김 군의 온기가 남아있는 김 군의 책상에 국화꽃을 바쳤다.

김 군의 희생을 마지막으로 학교폭력은 종언을 고했으면 한다. 교육당국과 경찰은 학교폭력 신고센터까지 운영하며 학교폭력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감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상당수의 학교에서는 CCTV를 설치하며 학교폭력 추방에 나서고 있지만 하교 후 아파트 공터 등 한적한 곳에서 은밀히 자행되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폭력이 두려워 등교를 꺼리거나 전학을 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고, 학교폭력에 편승한 왕따 현상은 학교와 가정을 잇는 따뜻한 통학로를 점점 살벌하게 만들고 있다. 학교는 재미있는 곳이어야 한다. 공부도 하고 친구와 우정도 나누는 따뜻한 교육현장이어야 한다.

그 따뜻한 배움의 보금자리를 파괴하는 주범은 학교폭력이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른바 폭력의 악순환이다. 인간세계가 동물세계와 다른 것은 폭력에 의해 질서를 잡지 않고 정해진 법규와 이성에 의해 사회질서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학교당국은 물론 가정, 경찰이 삼위일체가 되어 툭하면 기승을 부리는 학교폭력을 필히 추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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