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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0.27 20:09:2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국토가 장화 모양을 한 이탈리아는 수도인 로마 일대보다 북부 권이 더 윤택하다. 정치는 고도 로마를 중심으로 하여 펼쳐지고 있으나 경제, 문화는 피렌체, 밀라노 등 북부 권에서 주도한다. 꿈의 무대로 알려진 라 스칼라 극장은 로마에 있는 게 아니라 밀라노에 있다. 중세 문예부흥의 중심지도 북부 권 도시에 밀집해 있다. 세익스피어의 소설 '베니스의 상인'이 말해주 듯 베니스는 일찍이 상공업과 문화가 발달하였다. 이곳에서는 '베니스 영화제'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계 유수의 문화축제가 열린다.

프랑스의 파리는 유럽의 정치,문화 중심도시이지만 항구의 기능은 마르세이유에 내주고 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혼자 우뚝 서 있는 게 아니라 바르셀로나 등 지방도시와 경제, 문화의 축을 분점하고 있다. 독일의 북부 권은 함부르크, 프랑크 푸르트 등에 있으나 남부의 생활권은 뮌헨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뮌헨을 축으로 한 남부독일은 '바바리아 지방'이라고 해서 본국인 독일보다 북부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와 같은 생활 권을 이루고 있다.

아무리 세계를 둘러보아도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처럼 모든 것이 수도에 밀집해 있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은 우리나라 정치, 문화, 사회, 경제, 교육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인구의 40%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고 경제력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그런 까닭에 모든 정책이 수도권 우선주의를 여간해서 탈피치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가 '서울 공화국'이라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가 말이다.

지금까지 개발정책에 있어 서울의 성장은 지방의 희생을 강요하거나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충북만 하더라도 수도권의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충주 댐이 생겨났다. 이곳에서 대대손손 터를 눌러 살던 붙박이들은 충주호 담수로 정든 고장을 떠났다. 어디 그뿐인가. 충주호가 담수되면 호반 관광지가 된다는 말은 설득력을 잃었고 오히려 댐 주변을 뒤치다꺼리 하기에 바쁘다.

서울은 나날이 더 비대해지고 상대적으로 지방은 궁핍해지고 있다. 공룡 서울은 다이어트를 해야 하고 영양실조에 걸린 지방에는 수혈을 해야 살아날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지방균형발전을 도모하면서도 수도권을 의식한 듯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방안 내지는 이른바 윈윈(win win)전략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을 반대하지 않는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양호한 환경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생방안은 포장과 내용이 다르지 않나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지방균형발전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등은 웬일인지 동력을 잃고 있다. 여기에 비해 수도권 규제 완화는 지방의 숱한 반대 속에서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된 '개발제한구역 조정 및 관리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수도권에서 해제되는 그린벨트는 123.4㎢로 전체 해제면적 308.2㎢의 40%에 달한다. 이곳에는 주거단지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연구단지도 들어설 수 있다. 정부가 수도권 정비계획만 변경하면 언제든지 서울 인근지역에 공장 증설이 가능하다.

지방에서 걱정하는 대목도 이런 식의 수도권 감싸기 정책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상생발전하는 방안은 수도권의 얼마간 양보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 수도권에서 실속은 다 챙기고 나머지로 지방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상생이 아니라 상멸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함께 살기는 대결이 아닌 양보의 미덕과 명확한 균형개발 논리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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