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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0.26 21:32: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국립공원 속리산 입구에 수문장처럼 버티고 서 있는 정이품송은 보은뿐만이 아니라 충북의 상징이다. 높이 14.5m의 우람한 자태와 고깔 모양의 단아한 모습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정이품송만의 특징이다. 사시사철 늘 푸른 모습과 고고하고 우아한 기개는 마치 변치않는 충북인의 선비정신을 말해주는 듯하다.

전국을 통틀어 수많은 소나무가 섭생하고 있지만 정이품(正二品)벼슬을 하사받은 소나무는 속리산의 정이품송이 유일하다. 비록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지만 그 기개와 충정이 뛰어나 조선 세조 임금으로부터 ‘정이품’이라는 벼슬을 하사받았다.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찬탈한 세조는 피부병을 심하게 앓았다. 그 피부병을 고치고저 세조는 오대산, 초정 약수, 보은 속리산 등에 행차하여 약수와 벽계수 맑은 물로 목욕을 하였다.

세조 10년(1464), 세조는 말티를 넘어 속리산으로 행차하였는데 임금이 탄 연(輦)이 소나무 가지에 걸리게 되었다. “가마가 나무 가지에 걸린다”고 하자 소나무는 가지를 들어 가마를 통과하게 했다. 여기에 감복한 세조는 그 소나무에 정이품 벼슬을 내렸는데 그게 오늘날까지 ‘정이품송’으로 불리는 소나무다.

나무나이 600년쯤 된 정이품송은 천년사찰 법주사를 옹호하는듯 기개와 늘 푸른 모습을 잃지않고 제자리를 지켜왔다. 일제 강점기인 1915년, 일인 세키노 다다스(關野貞)가 촬영한 사진에서도 정이품송은 그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았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정이품송은 온갖 풍파를 견뎌내며 품격을 간직했다.

흐르는 세월 앞에는 정이품송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나무가 노쇠하여 기력을 잃은데다 1980년대 부터는 솔잎혹파리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에 산림청과 보은군은 방제망도 쳐보고 수간주사도 놓아보았지만 일시적으로 수세를 회복하였을 뿐, 근본적인 노화는 막을 수 없었다. 보은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정이품송을 관리하는데 꼭 장관 월급만치 관리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1993년에 불어닥친 강풍은 정이품송을 외팔이로 만들었다. 이 때 강풍으로 서쪽의 중심 가지가 꺾어나간 것이다. 우산 또는 고깔 모양의 정이품송은 이때부터 본래모습을 잃고 수세가 급격하게 쇠약해졌다. 정이품송을 대치할 만한 소나무도 별로 없었다. 그 후 정이품송의 자목(子木)을 키워야 한다는 여론아래 관계 당국은 여러 차례 이를 시도하였으나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러던 중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2001년 ‘정이품송 혈통보존을 위한 혼례식’이라는 이벤트를 실시한 결과 현재 58그루의 장자목(長子木)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대개 자목은 어미나무에 다른 꽃가루를 공급하는 모계(母系)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정이품송은 부계(父系)방식을 선택하였다. 정이품송에서 약 7km 떨어진 서원리에는 예로부터 정이품송의 정부인이라고 일컫는 소나무가 있다. 두 소나무가 혼례를 치르면서 인공수정 방식으로 자목을 생산해 내게 된 것이다.

여기서 얻어진 자목은 현재 높이 132.1cm로 자라나고 있다. 여타 소나무와 달리 정이품송을 닮아 곧은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 자목은 DNA검사를 거친 결과 정이품송의 친자임이 확인되었다. 자목이 커서 부목처럼 고깔모양으로 속리산 수문장 역할을 수행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보아 부목을 닮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니 이 모든 공은 산림과학의 개가로 풀이된다. 부디 무럭무럭 자라 대를 이어 속리산과 충북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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