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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9.29 20:47: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에서 2008 직지 축제 일환으로 열린 직지세계서예대전은 직지의 원래 의리를 되살리면서 직지의 세계화라는 명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직지를 금속활자로 인쇄하기 이전에 붓글씨는 어미자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주물사주조법에서는 어미자를 황양목 등 나무에 새겨 입자가 고운 해감모래(뻘 흙)에 쿡 쿡 찍은 후 그 공동에 쇳물을 붓고 식은 다음 흙을 깨트리는 방식이다.

밀랍주조법은 밀랍을 펼쳐 놓은 뒤 그 위에 글씨를 쓰고 석고로 감싼 다음 열을 가하면 밀랍이 녹아내리면서 공동이 생긴다. 여기에다 쇳물을 붓고 식은 후 석고를 깨트리는 방식이다.

주물사주조법에서는 한 개의 어미자로 모양이 똑같은 여러 금속활자를 만들 수 있지만 밀랍주조법에서는 하나의 밀랍에서 하나의 활자밖에 못 만든다. 고활자주조법인 주물사주조법이 됐건 밀랍주조법이 됐건, 붓글씨는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금속활자 만들기의 기본이다.

직지축제 예산 4억 원 중 1억 원을 들여가며 직지세계대전을 여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금속활자의 출발점이 서예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세계문자가 한 자리에서 만남으로 인하여 서로 다른 문자문화가 비교되고 소통된다는 점이다. 인류의 말과 글이 생겨난 이유는 서로의 의사를 교환하는 소통에 있다.

이처럼 중요한 서예대전에 대상작서 오자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아무래도 부끄러운 일이다. 대상작 이 모씨의 작품 양보지화상대승찬송(梁寶誌和尙大乘讚頌) 십수(十首)에서 무려 5군데나 오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자는 서예가나 서지학자 금속학자 등이 밝혀낸 것이 아니라 청주지방검찰청 김진태 검사장이 행사장을 방문하였다가 이를 찾아낸 것이다.

김 검사장이 찾아낸 오자는 3번째 줄 18번째 글자인‘少(소)자와 12번째 줄 20번째 글자인 ‘疾(질)’, 18번째줄 16번째 글자인‘二(이)’ 등 다섯글자나 된다. 이 글자를 직지 원본과 대조한 결과‘少’는 ‘小’의 오기이며 ‘二’는 ‘平’자로, 약자로 쓴 ‘고’자는 정자인 ‘苦’자로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자와 불교서적에 관해 능통한 김 검사장의 실력과 문화마인드에 대해찬사를 보내며 도대체 주최 측과 심사위원들은 무엇을 했나 자성을 해야 한다. 무릇 이런 저런 서예 대전에서 오자 시비는 가끔씩 불거지는 사례인데 하필이면 직지축제에서 이런 일이 나타나고 우리지방 유수의 서예단체인 해동연서회가 야심차게 주최한 국제서예대전에서 발생했는가 심히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사는 국전 등 서예부분 초대작가로 구성했다. 사계의 내로라는 권위자들이 오자를 놓친 것이다. 이는 마치 숲을 보고 나무를 보지 못한 까닭이다. 서예의 겉 모양에만 치중하면 글자 하나하나의 생김새나 그 안의 뜻등을 간과할 수 있다. 주최 측은 뒤늦게 시상금 회수에 나섰지만 그런 행정적인 절차만 밟는다고 수치가 덮어지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주최 측은 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 몽골, 베트남과 영어 문자권도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오자는 더 가려내기가 힘들게 된다. 만주어는 사어(死語)가 되다시피하였고 몽골어는 전문가가 적으며 영어권에는 전문가가 많으나 오자를 가리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주최 측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심기일전하여 ‘오자 없는 직지서예대전’으로 대회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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