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보-사무관 한 지붕 아래 동거,이런 비극이..."

기획재정부, 세종시 임대아파트 입주 신청 접수
1급 등 간부직 다수…가구 당 2~3명 함께 거주 불가피
정부기관 이전과 아파트 분양 시기 불일치 때문

같은 정부 기관의 1급 고위공무원과 젊은 사무관이 한 집에서 동거하는 이색 현상이 세종시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1월 26일 시작될 정부세종청사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에 혼자 내려갈 직원을 대상으로 최근 세종시 첫마을의 LH임대아파트 입주 신청을 받았다.

같은 정부 기관의 1급 고위공무원과 젊은 사무관이 한 집에서 동거하는 이색 현상이 세종시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사진(가장 높은 건물)은 세종시 첫마을1단계 구역에 있는 LH임대아파트. 이곳에는 세종청사에 단신 부임하는 공무원들이 거주하게 된다.

ⓒ 최준호 기자

◇경쟁률 치열=재정부가 총리실로부터 배정받은 임대아파트는 총 19가구(55명분)다. 가구 당 2~3개의 방을 직원들이 1개씩 쓰게 된다. 신청 접수 결과 희망자가 많아 입주자는 추첨을 통해 결정했다. 재정부는 입주자를 공정하게 선정하기 위해 추첨 장소에 감사담당관실과 노동조합 관계자까지 입회시켰다. 재정부에 따르면 신청자 중에는 1급(차관보)을 비롯해 국·과장 등 간부직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 아파트 당첨자들은 가구 단위로 재정부와 임대 계약을 체결한다.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방 수로 나눠서 계산한다.

예컨대 49㎡형(방 2개)은 임대보증금이 3천950만원,월 임대료는 19만7천원이다. 따라서 이를 2명이 나누면 보증금 1천975만원,임대료 9만8천500원이다.

84㎡형(방 3개)은 방 크기에 따라 보증금과 임대료가 달라진다. 가장 큰 방을 쓰게 될 공무원은 보증금 4천632만원에 월 14만1천원의 임대료를 내지만 욕실은 별도로 쓸 수 있다. 가장 작은 방을 쓴다면 보증금 2천509만원, 임대료는 7만6천원이다.

◇왜 이런 비극이?=이런 현상은 중앙행정기관 세종시 이전 시기와 세종시 아파트 입주 시기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나타난다. 서울과 과천 청사의 36개 행정기관(종사자 1만4천여명)은 오는 15일부터 2014년말까지 모두 세종청사로 이전하게 된다. 하지만 세종시에 새로 짓는 아파트는 첫마을(약 7천가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14년 이후 입주가 이뤄진다. 지금까지 세종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만 2만여가구다.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고위직 공무원은 자녀 학교 때문에 혼자 부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교생이나 대학생의 경우 현실적으로 세종시로 전학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결국 상사와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일부 직원은 퇴근 후 늦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은 채 술집 등을 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가구를 구성할 때 가능하면 비슷한 직급끼리 팀을 이루도록 할 방침이다.

◇대전은 비인기=세종시 첫마을 임대아파트와 달리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하는 대전시내 공무원 임대아파트(유성구 노은동)는 세종청사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전체적으로 신청률이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는 대전 임대아파트 30가구(90명분)를 배정받았다.

세종/최준호기자 [e-mail]

정부세종청사 입주 기관 배치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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