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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5.01 17:49: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캐럴 S 피어슨을 빌리면, 삶을 지배하는 원형은 6가지다. 고아, 방랑자, 전사, 이타주의자, 순수주의자, 마법사다.

고아의 원형이 없으면 발생할 문제 예측이 어려워진다. 방랑자의 원형이 없으면 남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사의 원형이 없으면 타인이 자신을 짓밟도록 내버려둘 수 있다. 이타주의자의 원형이 없으면 다른 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일할 수 없다. 순수주의자의 원형이 없으면 믿음 부족으로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한다. 마법사의 원형이 없으면 시간을 갖고 의식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상황에 휩쓸리고 만다.

한국의 젊거나 어린 층에서 '츤데레'라는 일본말이 보통명사화하고 있다. 츠나미, 츠츠가무시라고 안 그러듯 쓴데레가 맞는 표기다. 일본 만화영화나 미소녀 게임 등장인물의 유형 중 하나가 쓴데레다.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의 의태어 '쓴쓴'과 '부끄러워하는 것'이라는 의태어 '데레데레'의 합성어다. 처음에는 퉁명스럽고 새침하지만, 애정을 품기 시작하면 부끄러워하는 성격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나쁜 얘기가 아니다. 호감을 전하는 캐릭터다.

성품이 쿨한 '쿨데레', 일종의 실연 탓에 정신에 문제가 생긴 '얀데레', 사회적 약자로 분류 가능한 '모에' 등도 쓴데레와 패키지를 이뤄가며 적재적소에 쓰이고 있다.

쓴데레는 우리말 '까도남', '차도녀'와 유사한 맥락이다. 정은 있는데 겉으로는 냉정하다. 애니메이션이나 컴퓨터게임에 관심이 없다면, 만만한 TV드라마에서 쓴데레를 찾아봄 직하다. 패션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당장 눈에 띈다. 키가 크고 머리가 작은 신체조건들이다. 무심할 것 같은 분위기가 특징이다.

방송 시간대를 잘못 만난 KBS 2TV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성준(21·187㎝), 김현중(22·188㎝)의 외모에서 쓴데레가 감지된다. MBC TV '로열 패밀리'의 차예련(26·172㎝)의 배역도 쓴데레에 포함시킬 수 있다.

물론 이들은 전형적인 쓴데레 상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래도 맛보기로 면역효과를 줬으니 극작가나 연출자가 작심하고 쓴데레를 앞세운다면 신선하다는 호응을 얻어낼는 지도 모르겠다. 무슨 교과서처럼 재벌2세 카드만 남발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듯하다.

새로운 주연 타입 탄생이다. 멋지기만 하면 되건만 백만장자라는 신파조 안전장치까지 덧댈 까닭은 없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중 성준은 남의 감정을 못 느끼는 천재다. 이런 유의 드라마와 배역 창조는 곧 일정 시청률 확보다.

쓴데레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최고의 문학작품이라 불리는 그리스 비극도 쓴데레류를 다뤘다. 인간의 조건과 운명을 가장 절망적으로 조망한 비극시인으로 통하는 소포클레스는 인간의 행동을 추동하고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성격'의 중요성을 그 옛날에 이미 인식했다.

처음에는 낯설어도 다 적응하게 마련이다. 진화과정에서 인간이 발달시킨 '정서적 면역시스템' 덕분이다. 신체 적응 메커니즘으로 인해 새로운 처지에 놓여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뇌 스스로 해당 상황에 맞춰 중립 상태가 된다. 어두운 데 있다 환한 밖으로 나오면 눈이 부시다 잠시 후 정상을 되찾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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