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방사능 피폭 안전지대인가

일본 열도의 지진 해일에 이은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동북아가 방사능 공포에 벌벌 떨고 있다. 지난 1986년 4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20세기 최악의 사고인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사고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이 1991년 까지 무려 7천여 명이 사망하고 70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인류에게 복지증진을 제공하지만 천재나 관리를 잘못하여 방사능이 유출되면 순식간에 대재앙을 몰고 온다.

방사능에 피폭되면 사망하거나 화상, 탈모, 암 발생, 백혈구 감소 등을 불러일으키고 생식세포가 피폭되면 유전 장애를 일으킨다. 1945년 2차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네 투하된 원자탄으로 태평양전쟁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주민이 이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원자력은 전쟁과 평화, 행복과 불행이라는 상반된 개념사이를 외줄타기 하듯 오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한반도는 지진이나 핵으로부터 과연 안전한가"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한반도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포함되어있지 않고 일본 열도로부터 방사능 물질의 유입이 거의 없다고 판단되지만 이 같은 재앙으로부터 안전지대임을 보장할 수는 없는 처지다. 비록 진도는 약하지만 조선시대에도 연간 수십 번의 지진이 발생했음을 고서는 기록하고 있다. 또 50만 년 전 구석기 시대에 일본의 화산재가 한반도까지 날아온 흔적이 관측되고 있다. 오송 생명과학단지 조성부지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적의 퇴적층에서 일본에서 날아온 화산재가 검출된 바 있다.

한반도에는 기후 상으로 겨울철에는 북서풍이 불지만 봄과 여름에는 동남풍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예사다. 지금은 북서풍이 주로 부니까 당장은 후쿠시마의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장기화 되고 바람의 방향이 바뀌게 되면 미량이라 할지라도 방사능 물질의 유입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건물의 내진설계를 소홀히 한 우리나라에서 만약 일본 열도와 같은 규모의 지진 해일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발 황사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어 우리의 걱정을 더해준다. 봄만 되면 피부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불청객 황사가 자주 발생하여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는데 이 황사에 방사능 물질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우려할 만한 일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변재일 의원(민주당, 청원)이 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발 황사에 함유된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에서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료품 반출 또는 소비 통제의 결정기준치(물 200Bq/ ℓ, 유아식품 100Bq/ kg)와 비교했을 때 극미량이지만 방사능 유의치(낙진,159mBq/m2-월 대기부유진, 7.40mBq/m3)를 넘어서는 수치여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중국은 2050년까지 최대 750개의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발 방사능 물질 유입에 미리미리 방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매사가 유비무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