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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2.20 16:16: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역사도시, 청주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문화재는 여러 곳에 널려있지만 그중에서 청주읍성, 남석교(南石橋), 흥덕사지, 상당산성 등이 대표적인 문화재에 해당한다. 이중 흥덕사지와 상당산성은 그런대로 복원되어 제 모습에 가까워졌지만 일제가 헐은 청주읍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남석교 또한 1932년 일제가 땅속에 묻어 80년 간 신음하고 있다. 박혁거세 원년인 BC57년에 건립되었다고 전해지는 남석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이고 가장 긴 돌다리다.

그전에는 한양대 앞의 '살곶이 다리'가 길이 70m로 가장 긴 돌다리였으나 지난 2004년 11월에 청주대 건축과 김태영 교수가 실측한 결과 길이 80.85m로 살곶이 다리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복원하기만 하면 틀림없는 국보급 문화재다. 육거리 재래시장 내에 묻힌 남석교의 복원이 어려운 것은 사유지 매입 등 복원에 따른 예산이 엄청난데다 이미 그곳이 시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남석교에 대한 시굴조사는 지난 1970년대부터 몇 차례 있어왔는데 정작 복원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는 지난해 초 남석교 복원을 공식 발표하고 청주문화원과 청주대박물관을 통해 '남석교 복원 기본 구상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사업비 3천만 원을 들인 이 용역사업은 도중에 표류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문화재청 근무경력을 갖고 있는 신임 한범덕 시장이 취임하자 이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산 등의 이유로 동력을 잃었다.

해마다 청주문화원과 청주청년회의소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이곳에서 시민의 안녕과 건각(健脚)을 기원하는 '남석교 다리밟기' 행사를 벌이고 있는데 진짜 남석교가 없다보니 부득불 다리모형을 만들어놓고 다리밟기를 실시하고 있다. 남석교 다리밟기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다리 밟기는 특정지역에 국한돼 온 것은 아니지만 남석교 다리밟기는 '강릉하평 다리밟기' '안양만안 다리밟기' '수원 다리밟기' 등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이름이 났었다.

다리밟기는 정월대보름에 자기 나이수대로 다리를 오가는 놀이다. 풍장을 앞세우고 다리를 오가며 송액영복(送厄迎福)을 기원했다. 다리밟기는 이런 주술적 의미도 있었으나 다리밟기를 통해 건강을 다졌으니 이를테면 운동으로 인한 성인병 예방 효과도 다분히 있었던 것이다. 전국의 다리밟기는 1920년~30년까지 지속돼오던 풍습이었으나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청주에서는 다리밟기의 장소인 남석교를 숫제 땅 속에 묻었으니 다리밟기 행사를 원천봉쇄한 것이나 다름없다.

남석교의 복원에는 의견이 구구하다. 만약 복원할 경우, 어떤 식으로 보존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갑론을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무심천으로 옮기자는 의견도 있으나 문화재는 제 위치를 떠나면 그 값어치를 잃게 된다. 현장에 복원한 뒤, 강화유리를 깔아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다. 남석교도 살고 재래시장도 사는 문화마케팅을 생각해 볼 일이다. 더 이상 남석교를 땅속에 두지 말고 구출해야 한다. 이천년의 돌다리가 이처럼 매정하게 땅 속에 묻혀 있어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예사 돌다리도 아니고 박혁거세 즉위 원년에 놓았다는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돌다리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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