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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27 17:52: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기습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전국의 기온이 섭씨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졌다. 전방은 영하 20도를 오르내린다. 그야말로 살을 에는 강추위다. 지난여름 이상 폭염이 계속되더니 뜬금없는 가을장마가 계속됐고 겨울철로 접어들며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엘니뇨, 라니냐 현상이 번갈아 찾아온다. 한반도에서 뚜렷한 현상을 보이던 4계절마저 실종된 듯하다.

추위에 벌벌 떠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올 겨울은 이상 한파에다 구제역까지 겹쳐 예년에 비해 더 고단하다. 구제역 차단에 나선 관계 공무원들의 고생이 심하다. 경북에 이어 경기, 강원, 인천 4개시도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구제역 청정지역인 충북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마치 충북을 둘러싸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포위망을 좁혀오는 듯하다. 구제역은 일단 발병하면 특별한 대처수단이 없다. 미리 대처하는 예방업무가 최선의 방법이다. 과거에도 그랬듯 구제역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농촌의 축산기반이 모조리 무너지고 만다.

구제역 발생지역에서는 자식처럼 키워온 소, 돼지를 모두 살(殺)처분하고 있다. 살 처분 주사를 맞고 맥없이 쓰러져가는 가축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축산농가의 아픔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어떤 소와 돼지는 만삭이 되었음에도 어미와 새끼가 함께 죽어간다.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사람에 대한 원망이 가득할 것이다. 축산에 관계되는 곳에는 축혼비(畜魂碑)라는 게 있다. 인간에게 젖과 고기, 가죽을 제공하고 죽어간 가축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비다. 가축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이 비를 통해 잠시라도 가져봤으면 한다.

구제역이 충북 인접 23개 자치단체로 확산되었으니 충북도 풍전등화다. 충북은 50여개 검문소를 마련하고 소독약 살포에 나섰다. 때마침 영하의 추위여서 소독액이 길 위에 얼어붙고 노즐마저 얼어 이를 녹여가며 소독액을 뿌리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밤샘근무에 나서고 있으니 따뜻한 방에서 겨울을 보내기조차 미안하다. 충북은 10여 년 전에도 구제역이 발생하여 큰 피해를 냈다. 고생이 되더라도 여기서 차단을 해야지 자칫 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게 된다. 충북은 경기도와 영·호남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구제역의 취약지대에 속한다.

구제역 검문소와 더불어 추위에 벌벌 떠는 곳은 취약계층의 독거노인들이다. 청주 수임골에는 독거노인이 100여 명이나 된다. 연탄이 아까워 제대로 때지도 못하고 전기요금 때문에 전기장판도 마음대로 못 튼다. 문틈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오는데 방바닥은 냉 고래다. 시에서 지원받은 연탄은 장식용이었다. 연탄보일러가 없는데 연탄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죽하면 아흔 살의 노인이 "불날 걱정보다 얼어 죽을 걱정이 더 크다"고 푸념하겠는가. 마을 경로당에는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지만 얼어붙은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이번 겨울이 절대적으로 춥기는 하나 취약계층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욱 낮기 마련이다.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추위와 더불어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쉽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수암골은 KBS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유명해지면서 관광지가 됐지만 현지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자꾸 커져만 간다.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광객이 아니라 연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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