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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1.14 18:38: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 · 불간 쟁점이 되었던 외규장각 도서가 반환된다는 낭보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강화도에서 약탈해간 조선왕실의궤 등 외규장각 도서 297책이 144년 만에 돌아온다는 소식이다. G20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갖고 '5년 단위 갱신가능 일괄대여' 방식으로 돌려받기로 했다. 이 방식은 5년마다 계약을 따로 하지 않아도 계약조건이 자동 연장되는 조건이므로 실제적으로는 반환이나 다름없다. 이번 결정은 지난 1993년 미테랑 전 대통령의 결정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약탈문화재의 반환에 좋은 선례가 된다고 본다.

이 소식을 접하는 온 국민은 우리의 역사문화와 정체성을 확립할 쾌거라고 반기고 있다. 청주 시민들도 기뻐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기쁨 속에서도 일말의 아쉬움과 착잡함을 감출 수 없다. 다름 아닌 '직지심체요절'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직지'는 1377년(고려 우왕3년)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다. 당초에는 상, 하권이 있었으나 전해지는 것은 하권 1권뿐이다. 물론 '직지' 이전에도 고금상정예문, 남명천화상송증도가 등 금속활자본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전해지는 책은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뿐이다.

'직지'는 1896년에 부임한 프랑스 대리공사 꼴랭 드 쁠랑시에 의해 프랑스로 건너갔다. 1900년, 만국박람회에 첫 선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1890년대 후반에 수집해 간 것으로 추정된다. 만국박람회가 끝난 후 서지학자 모리스 꾸랭의 '한국서지'에 '직지'가 등장한다. '직지'의 행로는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1911년, 드로오 경매장에서 '직지'는 서적 수집상인 앙리 베베르에게 180프랑에 팔렸다. 앙리 베베르는 1952년에 사망하면서 '직지'를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유언대로 '직지'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되었으나 그 진정한 가치를 모른 채 서가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이때 프랑스에서 유학중인 재불학자 박병사 박사가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시간제로 일하다 이 책을 찾아내어 1972년에 열린 세계도서축제에 내놓게 되었다. 그때부터 세인의 눈길은 '직지'에 쏠리게 되었다. '직지'는 그해 5월~10월까지 전시를 마치고 그 이듬해 프랑스동양학회 창립100주년을 기념하여 '동양의 보물'이라는 타이틀아래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또 전시를 가졌다. 1972년 박병선 박사는 '직지'의 흑백 영인본을 찍어와 국내에 소개했고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칼러 영인본이 제작되었다.

그동안 청주에서는 직지를 반환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뜻있는 인사들 사이에 일었으나 프랑스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자중론 속에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직지'의 반환이 어려운 것은 약탈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외규장각 도서는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해 간 것이지만 '직지'는 약탈 문화재라는 증거가 하나도 없다. 구한말 때, 꼴랭 드 쁠랑시가 수집해 간 것이니 그 때의 정황을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섣불리 '직지반환 운동'을 벌였다간 역풍을 맞아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우리에게 '직지'의 관람을 제한하거나 금지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머뭇거려서도 안 된다. 정치권에 그 당위성을 호소하거나 민간단체 차원에서라도 어떤 액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직지반환 운동'에 앞서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가 우선 학술회의부터 열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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