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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9.26 17:46: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역사적 사실은 넘침도 부족함도 없이, 있는 그대로 사실만을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관이다.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직지심체요절'은 현존하는 세계최고 금속활자본이라는 영광의 명패를 달고 있다. 최근 증도가(證道歌)자의 발견으로 일부 시민들은 '현존하는 세계최고'타이틀을 잃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책과 책을 비교했다면 몰라도 금속활자와 금속활자본을 비교하며 '세계 최고'를 운운 하는 것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더구나 증도가 자의 진위(眞僞)여부가 드러난 것도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직지'가 평가절하 당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직지'는 세계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가 공인한 문화자산이다.

그러나 우리는 직지의 가치를 적지 않게 과대포장하거나 그 가치에 함몰되어 행여 문화이기주의에 빠져있지 않나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세계 최고' 또는 '세계 최대'라는 용어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 무슨 건축물이나 분수(噴水) 등을 설치할 때도 세계 최대니, 동양 최대니 하는 과장법을 즐겨 쓴다. 그것은 약자의 '최대, 최고'콤플렉스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가 아니면 어떠랴. 최선이 아닌 차선도 훌륭한 것이다. 우리의 성정은 최고, 최대, 최선이 아니면 만족하지 못한다.

'직지'도 그런 최고 콤플렉스의 피해자다. '증도가 자의 거센 도전이 만만치 않을 텐데 그것을 어떻게 막아내나' 하고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직지보다 더 오래된 금속활자본이 나온다면 아주 반가운 일이 된다. '직지'와 더불어 우리나라가 금속활자 발명국임을 확인시켜주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직지' 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이 아니라 그 앞에 '현존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지금까지 전해지지는 않지만 '직지'이전에 '상정예문' '증도가' 등의 금속활자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직지'의 고장 청주를 일컬어 '인쇄문화의 발상지' 또는 '인쇄문화의 메카'라고 부르는 것도 약간의 수위조절이 필요하다. 인쇄문화의 발상지는 아무래도 '상정예문' 등을 찍은 개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지방 인쇄문화가 발달한 청주는 다소 섭섭하겠지만 '인쇄문화의 중흥지' 또는 '중심지'라는 완곡한 표현으로 성격을 조절해야 한다. 1305년에는 청주 원흥사(元興社 · 元興寺)에서 목판으로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을 인쇄했다. 비록 목판본이지만 '직지'보다 72년 앞선 것으로 '직지'의 탄생을 예고한 인쇄물이다.

또한 흥덕사에서는 '직지'이외에도 '자비도량참법집해(慈悲道場懺法集解)' 등을 인쇄했다. 흥덕사는 인쇄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지' 및 '자비도량참법집해' 이외에도 여러 불서를 인쇄했을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직지'찾기 운동은 '흥덕사본 찾기'운동으로 전환할 필요가 다분히 있다. 이 운동에서 가능성은 희박하나 '직지'보다 더 오래된 금속활자본이 나온다면 어쩔 셈인가. 그렇게 될 경우 청주의 문화적 우상이었던 '직지'는 평가절하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비록 조선시대의 활자본이지만 어린이 한자교육의 교습서인 훈몽자회(訓蒙字會)는 '괴산최씨'의 시조에 오른 최세진이 을해자(乙亥字)로 간행한 책이며 동몽선습(童蒙先習) 또한 괴산 태생의 박세무가 목판본으로 찍은 것이다. 따라서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고인쇄문화를 총괄하는 방향으로 보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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