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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8.09 15:51: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에 있는 도지사 관사가 일반에 개방된 지 한 달째를 맞았다. 이시종 지사는 선거공약대로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아파트에 거주하며 71년간 역대 지사들이 살던 고색창연한 관사를 일반에 개방했다. 우암산 기슭에 자리 잡은 지사 관사는 소(牛)의 젖무덤에 해당하는 명당자리이다. 우암산을 진산(鎭山)으로 삼으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청주시민이 이 관사의 문화적 혜택을 공유하며 산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9천512㎡의 부지에 심겨진 여러 수목은 시민과 도민의 쉼터로 손색이 없다. 3채의 관사 중 한 채는 1939년에 지은 건물로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서양식과 일본식을 겸한 이 건물은 건축학적인 가치뿐 만이 아니라 충북도의 근대사를 반추해볼 수 있는 교육적 자료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여러 번 이의 활용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도민의 휴식공간, 역사박물관을 언급했다가 최근에는 '프랑스의 몽마르트르 언덕'이나 '서울 인사동'같은 문화 인프라의 조성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도지사로서는 아무래도 충북도민에 대한 문화의 시혜 폭이 더 커지는 방향에서 지사 관사가 활용되기를 바랄 것이다. 충북도는 이의 활용에 대해 도민의 쉼터, 문화 공간 조성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정했을 뿐,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확정하지 못했다.

지사 관사는 워낙 위치와 경관이 좋아 어떤 문화시설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관사활용에 대한 콘셉트는 일단 잡아나가야 한다. 박물관으로도 쓰고, 미술관으로도 활용하고, 음악회도 열면 다다익선이겠지만 그런 복합성 속에서 자칫 잘못하면 문화공간으로서의 콘셉트를 잃을 우려도 다분히 있는 것이다. 지사 관사가 복합문화 공간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필요·충분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려 들다보면 하나의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엉뚱한 소화불량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몽마르트르 언덕은 미술관이 있는 곳이 아니라 파리의 무명화가들이 집결하여 그림을 그리는 곳이다. 관광객의 초상화도 그려주고, 자신이 그린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언덕 길 중간 중간에는 집시들이 모여 즉석 연주회를 열기도 하고 신디사이저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영국의 어느 곳에서는 용도 폐기된 귀리창고를 이용하여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쓰지 않는 창고나 심지어 공장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예술의 산실로 쓰는 예는 부지기수로 등장한다. 창고조차 예술무대로 등장하는 판이므로 역사성과 자연경관을 잘 갖춘 지사관사는 더 없이 좋은 작품무대가 될 것이다. 이를 예견이라도 한 듯 11일부터 9월30일까지 '기억의 정원'이라는 주제아래 이 고장 미술인들이 '2010 충북도 지사관사 개방 기념 현대미술전'을 열 계획이다. 4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 작품전은 도립미술관이 없는 충북도에 어떤 돌파구나 대체 활로가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충북도는 이런 예술행사를 유치하면서 관사활용의 초점을 잡아나가야 한다. 단순한 도민의 쉼터가 아니라 예술의 향기가 고즈넉한 '예술 쉼터'로서의 자리매김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도청에서 관사에 이르는 길을 몽마르트르 언덕처럼 가꾸자면 현지 벤치마킹과 더불어 무명화가 집결에 대한 어떤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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