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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7.26 18:09: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소장한 인쇄물 3종6점의 서적이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은 국가지정으로 지방문화재보다 한 단계 위다. 자비도량참법집해(慈悲道場懺法集解)는 보물 제 1653호로, 신편산학계몽(新編算學啓蒙)은 보물 제 1654호로, 노자권재구의는 보물 제 1655호로 나란히 지정되었다. 이는 청주고인쇄박물관 및 흥덕사지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 일이자 인쇄문화의 메카를 더욱 빛내는 쾌거이기도 하다.

'신편산학계몽'은 1451년 경오자로 찍은 책으로 전답의 형태·면적을 환산하는 법과 곡물·작물의 각종 도량형 단위 등에 대한 조선시대의 수학 교과서로 문답식 해설이 들어있다. '노자권재구의'는 성인으로 추앙을 받는 노자(老子)에 관한 유교 관련 서적으로 1420년 경자자로 편찬한 서적이다.

이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서적은 단연 '자비도량참법집해'에 있다. 바로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동일한 활자로 찍은 책을 나중에 목판본으로 다시 찍은 금속활자 번각본(飜刻本)이기 때문이다. 번각본은 한 번 찍은 책의 활자를 그대로 본떠 다시 찍은 것으로 책 수요의 부족 등 증판의 요인이 생길 때 흔히 쓰는 방법이다. 흥덕사에서 찍었다는 간기는 없으나 자체 등으로 볼 때 직지를 인쇄할 때 쓰인 자체(子體)와 동일하다.

자비도량참법집해는 고려 말의 고승 조구(祖丘)가 펴낸 불서로 '자비도량참법'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集解)이다. 여기서 참법(懺法)이란 밀교적 경향의 불사(佛事)로 모든 사람이 환희(歡喜)하는 마음을 내게 하여 평정심을 갖게 한다는 뜻이다. 민중 불교의 경향에다 밀교의식 및 참회를 통해 무병장수 등을 기원하는 민중의 요구를 반영한 불서다.

그러나 이 책은 책 안에 담긴 내용보다 초간본이 직지와 같은 활자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 이 책은 직지보다 먼저 인쇄되었거나 직지와 비슷한 시기에 인쇄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렇다면 목판본이 아닌 금속활자로 찍은 초간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만약 직지보다 먼저 인쇄된 금속활자본이 나타나기만 한다면 직지 신화는 깨어지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직지 찾기' 운동은 '흥덕사본 찾기' 운동으로 전환해야 옳다고 본다. 당시 흥덕사에선 금속활자를 만들어 달랑 직지 상,하권만 인출하고 출판 사업을 끝내거나 금속활자를 폐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비도량참법집해에서 보듯 금속활자를 만들어 직지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불서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지에서 보면 한 쪽에 사용한 활자가 다른 쪽에 등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번 사용한 활자를 재사용한 것이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하면 다른 불서의 간행 가능성을 넉넉하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직지의 가치에 너무 함몰되어 동시대에 같은 활자로 찍었을 다른 책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직지'에만 집착해 왔다. 직지의 본원적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안목을 넓혀 직지를 포함한 흥덕사본 찾기에 나서야 한다. 흥덕사본 찾기는 직지 찾기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다. 책 종류가 여러 종에 달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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