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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道淸正’을 안고 삽니다.

조사, 고 동천 조건상 선생 영전에

  • 웹출고시간2007.09.18 23:32: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선생님, 운명 직전에 뵈온 안타까움과 함께, 이제 저는 지남(指南)과 의지를 잃은 심정으로 이 글을 바칩니다.

선생님은 저의 중학교 5학년 이래 60년의 스승님이셨습니다. 교과만이 아니고, 인생 과정을 가르치고 격려하시고 다독거리시고 빌어주시고 걱정하여 주신 하해같은 은정이 넘쳐나신 어른이셨습니다.
6·25의 적치하에서 오히려 백범 김구 선생의 사상을 가르쳐 주시고, ‘성종이 졸업장은 내가 써야 한다’고 전문면을 손수 써 만들어 주셨으며, 고시검정으로 교사가 된 저에게 사도(師道)를 가르쳐 주심은 날로 그 열의가 더하셔서, 제가 학무국장으로 부임하였을 때는 ‘사도청정’의 휘호를 액자로 만들어 주셔서, 저는 그 가르침을 제 책상머리에 걸어놓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사도청정’은, 스승의 날에 전 교직원에게 보내는 교육감의 열쇠고리 선물로 만들어, 저와 저의 교육동지가 함께 지향한 가르침으로 삼기도 했었습니다.
저의 교육감 때에는 ‘제왕학’을 이르시어 지도성을 강조하시고, 교육부에 불려가게 되었을 때는 보은의 대모산에 가셔서 저의 앞길을 축원 기도하여 주시고, 제가 정부에서 물러났을 때는 손수 만드신 탕제를 주시면서 건강까지 걱정해 주셨습니다.
제가 주성대학 학장을 마치고 꽃동네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기특하다 칭찬하시고, 졸업식 때는 종교와 병구를 무릅쓰시고 축시를 지으시어 참석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뜻밖에도 제가 꽃동네대학교 총장이 되었을 적에는 ‘老’자가 붙은 제 나이를 생각하시어, 물러나는 ‘때’를 놓치고 염퇴지예(恬退之譽)를 잃을까 걱정하셨는데, 저는 부득이 오늘까지 현직을 떠나지 못함으로써 선생님의 간절하신 뜻을 배반하여 송구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의 진정한 제자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천지인 삼재(天地人三才)에 도(道)와 법(法)을 다하시고, 경천애인(敬天愛人)하신 티 없는 생애를 우러릅니다. 천리(天理)를 흠숭하시고 천명에 순응하시며, 사람을 그토록 사랑하시어 도리를 가르치심에 줄기차셨던 선비의 생애, 이 시대의 어른이신 그 꼿꼿하시고 꿋꿋하심을 우러릅니다.
지금 어른이 없는 세상이 되어 있어서 오히려 어른이 아쉽고, 스승이 없다고 하는 세상이 되어 있기에 더더욱 스승이 그리운 때에, 선생님께서 가심은 제자인 저 혼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통한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이 땅에 선생님처럼 명리와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과 지조로 사신 어른과 스승이 어디 계시는가고―.
선생님께서 사람을 얼마나 바르게 곧게 가르치고자 하셨는지, 그것은 선생님의 효행과 처신, 학문과 교육의 평생 전 과정에 관통되어 있는 사상이요 실천이요 본보기셨지만, 선생님의 선인(先人)을 존숭하는 수많은 금석문이 그 정성의 곡진한 표상이고, 또한 한 번도 부탁을 받음이 없이 자진하여 써주신―그것도 정성되이 액자를 만들어 건네신 후배에의 꽤 많은 송시(頌詩)는 인물을 얼마나 존중하셨는가의 애정의 절절한 증좌였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영결입니다. 더는 뵈올 수 없는 인자하신 자태, 더는 들을 수 없는 열정적이고 진지하신 가르침, 이제 저는 고아입니다. 그러면서, 스승님의 크신 은혜를 저는 내일도 선생님의 사상을 신봉하고, 선생님의 행적을 본받고, 선생님께서 가르치신 ‘사도청정’을 가슴에 안고서 살아갈 것을 다짐할 따름입니다.

부디부디, 저승의 복락을 이승의 봉사의 보람만큼이나 크고 넉넉히 누리소서.
/유 성종<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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