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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07 18:39: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부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철새들의 둥지를 빼앗는 어이없는 일이 청주 인근에서 발생했다. 미호천과 무심천이 합류하는 까치 내(鵲川) 둔치는 철새들의 낙원이었다. 이 둔치에는 여름철새인 백로무리 1천여마리가 서식하고 있었다.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 흰목 물떼새, 노랑할미새 등이 둔치에 자생한 버드나무 숲 등지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미호천을 무대삼아 집단 서식했다.

중부권으로 보면 여름철새의 최대 도래지요, 전국적으로 보면 통영 다음으로 규모가 큰 철새 도래지다. 백로 무리는 미꾸라지, 종개 등 미호천에 서식하는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생활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철새들의 장관을 볼 수 없게 됐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시작되자 둥지를 잃은 철새들이 송절동 야산으로 이동했다. 이는 조류에 대해서 가장 큰 권위를 갖고 있는 경희대 윤무부 명예교수에 의해 최근 확인됐다. 여름마다 몇 마리씩은 송절동 야산으로 날아왔어도 1천여마리가 떼 지어 날아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주공단 부근인 송절동 야산이 여름철새의 서식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닌 데도 말이다. 알고 보니 미호천 둔치에서 보금자리를 빼앗긴 철새들이 집단 피난을 온 것이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미호천에서 펼쳐지고 있는 정비 사업은 우선 버드나무 숲 등 철새의 둥지를 통째로 파헤쳤다. 4대강 사업구간인 금강 10공구 미호 2지구에 해당하는 이곳은 지난 4월부터 작천보의 높이를 30~50cm 높이기 위한 공사와 일대를 공원화하기 위한 돌둑 쌓기 공사가 한창 펼쳐지고 있다. 이 공사로 철새들은 우선 보금자리를 잃었고, 작천보 수위가 기존보다 30~50cm 높아질 경우 수심이 깊어져 먹이 감 구하기가 힘들게 된다.

철새들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둥지도 없어지고 먹이 사냥도 어렵게 되니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 그 이동 과정에서 철새의 개체수도 자꾸 줄어들 것이다. 백로 무리는 보호종이다. 윤 교수의 말대로 정부가 보호종으로 지정해 놓고 정부가 앞장서 파괴하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환경의 주체는 인간이지만 환경의 파수꾼 격인 철새를 내쫓고 그곳을 점령하여 휴식을 취한들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새들이 떠난 숲은 적막하다'는 법정 스님의 말이 새삼스럽다. 철새는 환경보호의 잣대이자 지표 동물이다. 철새가 떠났다는 것은 이미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증거다. 철새에겐 해롭고 사람에겐 이로운 환경은 없다. 물에 고기가 없고 뭍에 철새가 없다면 그건 죽은 환경이다.
따라서 환경파괴나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는 4대강 사업은 재고되어야 한다. 이런 식의 4대강 사업이라면 아예 손을 대지 않음만 못하다. 환경영향평가 등을 다시 실시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 4대강 사업을 한꺼번에 실시할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시범 실시해 본 후 그 득실을 따져 점차 확산을 하든지, 중단을 하든지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꼭 MB 정권 기간 내에 4대강 사업을 마무리 한다는 실적위주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임기 내에 마무리 못하면 다음 정권에서 계승한다는 느긋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4대강 사업은 한번 벌여놓으면 추후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제자리로 돌려놓기가 매우 힘들다. 철새를 내쫓으며 강행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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