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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5.24 18:04: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바람(風)은 세계사를 바꿔놓을 정도로 큰 위력을 갖고 있다. 삼국지 적벽대전에서 주유와 제갈량은 이른바 동남풍(東南風)으로 조조의 백만 대군을 무찔렀다. 천문지리에 밝은 제갈량은 양쯔 강의 바람이 통상 북풍이나 2~3일쯤은 동남풍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동남풍을 이용하여 조조의 진영을 화공으로 초토화시켰다. 유라시아에 걸쳐 대제국을 건설한 몽골은 일본마저 점령하려 들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바로 바닷바람 때문이었다. 몽골은 해전에 익숙지 못한데다 바닷바람으로 인한 풍랑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이 바람을 일본에서는 가미가제(神風)라 부른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계절풍이 철따라 분다. 겨울에는 높새바람(북풍)이 불고, 봄이 오면 꽃망울을 재촉하는 마파람(남풍)과 하늬바람(서풍)이 분다. 그런 물리적인 바람이외에도 한반도에는 여러 바람이 있다. 혼외의 남녀관계를 흔히 '바람'에 비유한다. 누가 외도를 하면 '바람났다" 또는 "바람 피운다"고 흔히 말한다. 서양의 스캔들에 해당하는 용어가 '바람'이요 '사람하고 무는 바람 들면 못 쓴다'라는 말도 있다.

선거철만 되면 또 바람이 분다.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인한 북풍(北風),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부는 노풍(盧風)이 거세고 여기에다 세종시 풍(風), 청주·청원 통합풍(統合風)까지 가세하여 선거판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다. 북풍과 청주·청원 통합풍은 여당에게, 노풍이나 세종시 풍은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바람이란 변덕스러운 것이어서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부는 게 아니다. 예를 들면 천안함 피침은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여당에 백번 유리할 것이나 '안보 무능론'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노풍이나 세종시풍도 태풍이 될지, 스쳐가는 미풍이 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하는 부동층에서는 이 같은 정치적 바람에 휩쓸릴 공산이 크다. 게다가 투표 당일 날씨나 투표율 등이 선거 구도를 바꿔놓을 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투표당일 비가 오면 젊은 층에서 기권이 많아 여당에게 유리하고 화창한 날씨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선거에서 보듯 이번 선거에도 바람(風)이 중요변수로 등장하겠지만 국가의 운명을 바람에 맡겨둔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책임한 일이다. 지방선거는 자치능력을 배양하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그 지도자를 뽑는 최상의 절차다. 따라서 능력 있고 올바른 지도자를 뽑아야 그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인정이나 바람에 의해 붓 뚜껑을 누를 일이 아니다. 리더로서 자질은 얼마나 있는지, 공약은 실현성이 있는지, 정책의 방향은 타당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투표를 해야지, 이렇다 할 검증작업도 없이 바람에 의해 찍을 후보를 결정한다는 것은 다분히 무책임하고 후진적인 발상이다.

선거에 임하는 각 당(黨)은 자기 당에 유리한 바람이 세차게 불기를 기대하지 말고 정책대결, 인물론 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바람은 하나의 보조 수단일 뿐, 선거의 본질이 아니다. 여야의 수뇌부에선 바람작전에, 상대방의 바람을 차단하는 맞바람 작전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마다 바람의 성격과 강도는 제각기 다를 것이다. 언제까지나 바람에 의존하는 선거를 치룰 것인가. 이제는 바람 선거를 끝낼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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