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목민심서

6.2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북도내 현직 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사정기관의 수사선상에 올라 지역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한용택 옥천군수가 인사와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았고, 김호복충주시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향래보은군수는 골프장 건설과 관련해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에앞서 김재욱 청원군수와 박수광 음성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해 12월 연이어 도중하차 했다.부끄러운 일이다.

이처럼 민선4기 충북도내 자치단체장들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이번 선거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실 정치권과 권력기관의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중앙정치권과 권력기관은 툭하면 무슨무슨 '게이트'라는 명칭으로 터져 국가를 흔들어 놓기 일쑤다.

이는 지방정치권도 마찬가지여서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지역 개발과 관련된 정책적 비리부터 인사청탁 비리, 각종 인허가와 관련된 비리, 법규위반이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언론에 수시로 등장해 주민들이 정치에 환멸을 느껴 심지어 '뉴스보기가 싫다'고 할 정도다.

가뜩이나 세계경제가 침체돼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힘든 상황인데 유권자들이 6.2지방선거에 무관심을 보여 지방선거에서 주민이 원하지 않는 후보자가 선택돼 또다시 비리의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해서 올바른 지방정치인을 선택해야 될 책임과 의무가 주권자인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권한이 얼마나 큰지, 알고 나면 선거 무관심 내지 투표기피를 하지 않을 것이다.

자치단체장들은 우선 수백명에서 천여명에 달하는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인사권을 갖고 있다.이는 엄청 중요하다.능력있는 공무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지역발전과 관련된 시책을 발굴하고 집행함으로써 지역발전을 활기차게 추진해야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 된다.그런데 지연·혈연·학연이나 청탁, 금품 수수 등을 통해 인사를 할 경우 공직사회가 흔들려 비리가 싹트고 이로인해 지역 행정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그 손해를 고스란히 주민들이 입게 된다.

또 지역발전의 100년 대계를 내다보는 올바른 혜안을 가지고 정직하게 추진해야 되는데, 사심을 가지고 벌집 쑤셔 놓은 듯 이런저런 개발계획을 마구잡이로 내놓고 추진한다면 엄청난 인력과 혈세가 낭비돼 지역발전이 후퇴 될 것이다.

특히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치단체 예산과 국비의 집행권을 갖고 있다.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책정하고 집행해야 하는데, 여기에 사심이 작용하면 엉뚱한 곳에 주민혈세가 낭비되고 엉뚱한 특정인이 이익을 얻게되고 이로인한 떡고물이 비리로 작용하게 된다.

조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지방관은 백성과 가장 가까운 직책이기 때문에 그 임무가 중요하므로 덕행과 신망, 위신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청렴과 절검을 생활신조로 명예와 부(富)를 탐내지 말고,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하며, 백성에 대한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국가의 정령을 두루 알리고, 민의를 상부에 잘 전달하며 백성을 사랑하는 애휼정치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모든 후보자들이 '목민심서'의 가르침대로 진정으로 청렴하며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와 희생을 할 각오가 돼 있을때 지방선거에 나서기를 바란다.

또 주민들도 그런 정신자세와 덕망을 갖춘 후보자에게 투표를 해야 한다.언론도 '후보 자격검증'에 더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해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해 낱낱이 알고나서 진정으로 올바르게 투표를 할 수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