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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4.12 19:09: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3월 폭설과 일조량 부족으로 예년보다 10여일 늦게 무심천 벚꽃이 개화했다. 지구온난화로 이상 기온이 새 봄의 문턱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계절의 순환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무심천 벚꽃이 드디어 활짝 폈다. 무심천의 벚꽃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무심천 둑을 따라 상류에서 까치 내 하류까지 핀 벚꽃은 청주시민에게 '아름다운 봄'을 선사한다.

일제 때 찍은 남석교의 사진은 6장이 전하는데 그 중 한 장에는 나들이를 나서는 부녀자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아마도 꽃구경을 나온 듯하다. 무심천의 벚꽃은 일제 때에도 있었다. 특히 청주기계공고 뒤편으로는 벚꽃거리(사구라 마치)라고 불릴 정도로 벚꽃이 꽃 대궐을 이뤘다. 청주종합운동장이 건설되기 이전에는 청주기계공고 운동장에서 축구, 복싱 등 체육경기가 자주 열렸고 관람객들은 무심천 둑을 자연의 스탠드로 삼아 경기를 관람하였는데 극성스런 팬들은 벚나무에 올라 벚꽃의 고사를 재촉했다.

해방 후에는 벚꽃이 일본의 국화(國花)라 하여 벚꽃을 모조리 캐내고 그 자리에 수양버들 등을 심었다. 수양버들이 운치는 있으나 꽃가루 공해가 매우 심하여 청주시민간단체협의회에서는 수양버들을 캐내고 다시 벚꽃의 거리를 환원시켰다. 사실 벚꽃의 원산지는 제주도이므로 이를 일본에 대한 감정으로 변용(變容)시킬 성질은 아니다. 워싱톤 DC 포토맥 강변의 벚꽃도 매우 유명하나 이 역시 일본의 국화와는 무관하다. 사실 일본에는 국화가 없고 벚꽃, 매화, 국화(菊花)가 일본을 상징하고 있다. 일본의 벚꽃은 제주도의 왕 벚꽃이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무심천 둑에 벚꽃이 피면 무심천 변은 상춘객으로 한바탕 몸살을 앓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심천 일대에는 시민의 발길로 초만원을 이룬다.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으로 자연스런 현상이나 봄놀이, 꽃놀이에도 어떤 질서가 있어야 그 아름다움을 배가하고 깊이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만 되면 그렇게 행락질서를 관계당국에서 외쳐도 상춘객들은 오불관이다. 조용히 꽃 그늘아래서 벚꽃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는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은 꽃가지를 꺾고, 심지어 벚꽃 아래서 술판까지 벌인다. 더러는 삼겹살 파티를 하는 부류도 있다. 고기 굽는 냄새에 꽃향기가 삭는다. 상춘객이 다녀간 자리는 휴지나 담배꽁초가 널려있다. 뿐만 아니라 잡상인이 몰려들어 비위생적인 먹을거리를 팔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민가에서 술과 안주를 판다. 벚꽃길이 워낙 길다보니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

우리의 상춘문화는 왜 이리 시끄러운가. 내가 즐겁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모두 즐거운 것은 절대 아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고성방가를 하며, 심지어 방뇨까지 불사하는데 어찌 상춘인파가 즐거움을 느끼겠는가. 이런 일탈한 행동에 대해 통제를 가하고 벌금을 매겨야 비로소 말을 듣는다면 그건 주인정신이 아니라 노예정신이다. 더구나 서해 백령도 앞 바다에서는 천안함이 침몰하여 44명의 장병이 물속에 갇혀있다. 이를 생각해서라도 지나친 행동은 스스로 삼가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봄은 아름다운 마음씨에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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