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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2.22 18:05: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시 교육청이 중학교 소식지를 검열한다니 참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요 학교의 자율성을 크게 해치는 비교육적인 처사로 간주된다. 청주시 교육청은 지난해 청주시 흥덕구 모 중학교에 대해 학교 소식지에 고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시와 사진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감사를 실시한 뒤 학교장 및 교감에게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주의'라는 징계조치를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청주시 교육청은 이도 모자라 해당 소식지를 모두 회수하고 컴퓨터에서 작성한 원본 파일까지 삭제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청주시 교육청의 이 같은 조치는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과민반응이며 표현의 자유를 막는 퇴행적 교육행정이다. 이 학교 소식지에 게재한 노 대통령 추모시는 학생작품도 아닌 일반 기성시인의 작품이다. 그 작품이 불순하다거나 좌파의 이념을 부추기기라고 했단 말인가. 우리는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시에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이때에 우리 국민들은 여야나 이념, 지역을 초월하여 영면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서울과 김해 봉하 마을은 물론, 청주에서도 도청과 상당공원에 분향소를 차려놓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그럼에도 중학교 소식지에 추모시 한 편을 실은 것이 뭐 그리 문제가 된다고 감사를 하며 관련 소식지를 회수하는 호들갑을 떨었다는 말인가. 학생들은 추모를 하면 안 된다는 논리인가 말이다. 학교 소식지나 교지는 학교 내에서 의사소통과 정보교환을 하는 수단인 동시 학생들의 문예 작품을 발표하는 창작의 무대인 것이다. 이를 교육청에서 일일이 검열한다면 출판이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다분히 있다. 소식지나 교지는 해당학교의 교사나 교장, 교감의 자체 지도만으로도 충분히 검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해당 교육청에서 못 믿겠다고 시시콜콜 검열한다면 사기가 저하되어 출판물의 발간을 유보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간행물을 해당 교육청에 보내는 것은 하나의 관행이지만 교육청에서 의무사항으로 못 박는 것은 강압적인 조치다.

학교교육은 정치적 기류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고 자유스러워야 한다. 정권이 바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해서도 안 된다. 일부 진보적 취향의 교사들이 지나치게 좌편향 이념 교육을 시키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지레 겁을 먹고 이념과 무관한 창작물까지 제한한다는 것은 학생의 창의력을 말살시키는 죽어있는 교육이다. 교육의 생명은 창의력 신장과 자율성 확대에 있다. 해당 교육청의 지도 감독은 필요한 것이지만 도를 넘은 지나친 간섭은 자율성, 자생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대목에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반추해 보게 된다. 미국의 명문학교인 웰튼 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로빈 윌리암스 분)은 기존의 학습방식에서 벗어나 시(詩)나 연극 등 문예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향상시킨다. 학생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키딩 선생의 말을 듣고 문예반 서클을 만든다. 연극을 좋아하는 닐은 의사되기를 바라는 아버지와 의견충돌 끝에 권총자살을 한다. 이 일이 발생한 후 키팅 선생은 해고되어 쓸쓸히 교문을 나선다. 학생들은 아쉬움 속에 키딩 선생과 작별한다. 이번 조치가 청주판 '죽은 시인의 사회'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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