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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2.15 17:11: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졸업시즌을 맞아 일부 청소년들의 졸업식 뒤풀이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서울 모처에서는 교복과 속옷을 찢긴 여학생이 거의 알몸상태로 거리를 뛰어갔다. 일산에서는 몇 명의 졸업생이 알몸으로 둘러앉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기성세대로서는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남학생의 이런 뒤풀이도 걱정스런 판인데 하물며 여학생도 알몸 뒤풀이에 끼어들고 있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제주 모 중학교에서는 수심 2m 깊이의 바다에 여학생들을 빠뜨리는 매우 위험한 뒤풀이가 펼쳐져 주위를 당혹케 했다. 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 여학생들이 졸업생 몇몇을 해변으로 끌고 가 가위, 면도칼 등으로 교복과 속옷을 갈가리 찢은 후 바다로 밀어 넣었다. 바다에 빠져 허둥대던 여학생들이 밖으로 나오려 하자 선배 여학생들은 나오지 못하게 자꾸 방해하였다. 바다에 빠진 여학생들은 천만다행으로 인근에 있던 해녀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뒤풀이다. 선배 여학생들은 자기들도 전에 그렇게 당해 후배들에게 되갚아 주고자 이런 뒤풀이를 펼쳤다는 것이다. 전통치고는 참으로 몹쓸 전통이다.

교육문화의 도시, 양반의 도시라고 불리는 청주에서도 희한한 졸업식 뒤풀이가 펼쳐졌다. 졸업식을 치르고 야심한 밤에 철당간에 모인 일단의 청소년들은 교복과 속옷을 벗고 팬티만 입은 채 성안 길에서 마라톤을 했다. 급기야 경찰차가 출동하여 학생들과 추격전을 벌였다. 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용두사지 철당간은 청주 유일의 국보다. 이곳에는 통일신라말, 고려초의 사찰인 용두사(龍頭寺)가 있었다. 용두사는 몽골전란 때 불에 타 없어지고 절터 입구에 서 있던 철당간 만이 쓸쓸하게 제터를 지키고 있다.

용두사지 철당간이 국보로 지정된 것은 그 아랫부분에 명문이 돋을새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돋을새김에는 학원경(學院卿), 학원낭중(學院郎中) 등 교육과 연관된 관직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유서깊은 문화재 주위에서 졸업 기념으로 답사를 하며 교육문화 도시의 뿌리를 찾아봐야 바람직하거늘 답사는 접어두고 팬티차림으로 스트리킹을 벌였다 하니 청주의 터줏대감인 용두사지철당간도 할 말을 잃었을 것이다.

일부 학생들이 교복을 찢는 뒤풀이는 학교생활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한다는 의미를 띠고 있는 듯하다. 이 학생들의 아버지 세대에도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졸업식 뒤풀이가 존재했으나 알몸 마라톤과 같은 일은 없었다. 더구나 여학생들 사이에 이런 망측한 뒤풀이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이로 보면 졸업식 뒤풀이도 진화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알몸 퍼포먼스 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새로운 청년문화도 아니고 미풍양속도 아니다. 좋은 전통은 기리고 나쁜 습속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벌이는데 교복 찢기가 웬 말인가. 중·고 졸업생들의 뒤풀이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만 거의가 비생산적이고 학생의 신분에 맞지 않는 일탈 행동이므로 성인층에서 이를 자제시키고 밝고 생산적인 뒤풀이 쪽으로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어느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모두 한복을 입고 책걸이 기념 시루떡 자르기를 했다. 두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졸업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보며 알몸 뒤풀이 등 악습을 추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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