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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1.03 18:30: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백호(白虎)가 60년 만에 돌아와 우렁찬 포효로 새해 아침을 걷어 올린다. 경기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온 호랑이의 걸음새가 예사롭지 않다. 아마도 불경기의 장막을 사정없이 물어뜯으며 풍요의 무대를 열 모양이다. 풍수에서 우백호는 부(富)를 뜻한다. 좌청룡이 물이라면 우백호는 바람이다. 숲속에서 머물던 바람을 몰고 온 백호는 금수강산을 누비며 신명을 부른다. 한민족 모두가 지닌 부활의 신명 바람이다.

상당산성 위로, 청풍호와 대청호 위로 불끈 솟아 오른 경인년(庚寅年)의 태양이 중원벌을 달군다. 꽁꽁 얼어붙은 소백산하가 슬며시 옷고름을 풀며 화답한다. 아직 새봄은 멀리 있지만 머지않아 언 땅이 녹을 것이다. 청주의 지세(地勢)는 날랜 범이 산을 내려오는 맹호하산형(猛虎下山形)이다. 상당산성으로부터 무심천으로 지맥이 그렇게 뻗었다. 그래서 선인은 상당산성의 서문을 만들고 미호문(·虎門)이라 이름 지었다. 범의 지세를 누른다는 뜻이다. 청주읍성의 동문은 벽인문(闢寅門)이라 했다. 오방색 중 푸른색(闢)은 동쪽이고 범(寅)또한 동쪽을 뜻한다. 12간지(干支)에서 범은 동쪽이다.

동쪽의 날랜 범은 무심천을 건너 오송 벌로 향한다. 지난해, 온 도민이 뜻을 모아 만든 미래의 땅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백호가 이리저리 오가며 터를 누르고 있다. 백호는 신약, 첨단의료기기, 대형병원, 국책기관을 연이어 물어 나른다. 충주 기업단지에도, 음성·진천 혁신도시에도, 태생산업단지에도 호랑이의 울음이 지축을 울린다.

예로부터 새해가 오면 궁궐은 물론 민가에도 호랑이 그림을 그려 대문에 붙였다. 사악함의 범접을 막기 위해서다. 범은 용맹의 상징이다. 그러나 우리 민속속의 범은 용맹 속에 친밀함이 용해되어 있다. 민화 '까치 호랑이'나 민담 '호랑이와 곶감'에서 보면 호랑이의 무서운 맛은 사라지고 오히려 다른 동물들로부터 놀림을 받는다. 용맹과 해학의 이중주다.

우리사회는 여러 난제들로 몸살을 앓는다. 그중 가장 큰 어려움은 뭐니 뭐니 해도 경제난이다. 호랑이의 송곳니로 물가를 잡고 호랑이의 돌진으로 취업 장벽을 뚫을 수는 없을까. 신종 플루나 여러 사회악은 호랑이의 발톱으로 누르고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였던 '호돌이'를 다시 불러내어 경기부양의 상모를 힘차게 돌렸으면 한다,

새해엔 사회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으면 한다. 우리 사회가 1년 동안 치루는 사회갈등비용은 무려 300조 원에 이른다. 노사갈등, 재판, 시위 등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돈으로 환산한 액수다. 사회갈등 비용만 절반으로 준다고 해도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새해엔 남북의 갈등을 비롯하여 동서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이 크게 완화되었으면 한다. 갈등의 진원지는 제도적 모순보다 마음에 있다. 우리 사회는 사람마다 보이지 않는 장벽을 쌓고 있다. 그 장벽은 산업화, 핵가족화에 비례하여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마음의 장벽을 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화해, 용서, 그리고 베풂의 철학을 실천하기만 하면 풀릴 매듭이다.

화호점정(畵虎點睛), 잠자는 호랑이를 깨우고 호랑이 그림에 눈을 그려 넣어 새해 벌판으로 달리게 하자. 그리하여 경제난, 취업 장벽, 사회갈등의 장벽을 펄쩍펄쩍 뛰어넘게 하자. 호랑이가 공중을 나는 비호(飛虎)의 한해를 새해 아침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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