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불·탈법 영업 방치하나

연말연시를 맞아 유흥가는 북적이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로 영업이 어려워 힘드는 업소들이 적지 않은 현실이라 하더라도 이때만이라도 반짝 특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목을 노린다 해도 범법과 탈법을 해가면서 영업을 하는것은 잘못된 일이다.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일차 술자리 후 2차는 거의 노래방을 찾는 문화가 우리에게 익숙하다. 술도 깰겸 스트레스도 풀겸 애창곡 한 두곡 부르는 것을 탓하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문제는 술을 팔지 못하는곳에서 술을 팔고 소위 도우미 여성들이 들락날락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틀림없는데도 단속의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고 업주들도 손님이 찾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법규 준수의식의 결핍으로 횡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주시의 경우 6백여 노래방 업주들이 불과 한달전 청주실내체육관에 모여 노래방 도우미 근절과 술 판내 금지 등 건전영업을 하겠다는 자정결의를 했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불법· 퇴폐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을 볼 때 자율결의 대회 당시에도 지적됐던 요식행위와 업주들이 이런다고 불법이 사라지겠느냐고 하는 자조적인 말들이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 씁쓸함을 감출수 없다.

알다시피 자율결의 대회 배경은 남상우 청주시장이 노래방 불법 영업을 강력단속 하자 업주들이 꼬리를 내리고 잘할테니 단속을 완화해달라는 메시지가 전달돼 치러진 것이다.남시장은 이 대회에 참석해 업주들의 결의를 받아들여 당분간 단속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로 이것이 연말 대목을 맞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않아도 넘어갈 것이라는 빌미를 제공해준 것이나 다름없는 꼴이 변다. 어떻게 보면 자율결의를 한 다음 진정 그것이 이행되고 있는지 현장을 점검하고 지속적 계도를 해야 하는 게 예방 행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실망스럽다.

물론 업주들 입장에서 보면 "손님들이 도우미를 찾고 술을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줄수가 있느냐, 안그러면 손님이 오질 않는데" 라고 항변할 지 모르지만 이는 원칙상으로 안되는 것을 손님 핑계대는 것 밖에 되질 않는다. 술도 팔고 도우미도 동석시킬 수 있는 허가 조건이 분명 있지만 이를 하지 않고 어쩔수 없다는 식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단속기관인 청주시는 업주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손님이 원하다고 하면 이대로 노래방의 불·탈법 영업을 계속 방치하겠다는것인지 궁금하다. 바람직한 것은 노래방을 찾는 손님들의 의식이 바뀌어 술대신 음료수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만 그것이 쉽지않다고 볼 때 업주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건전한 영업을 해야 하고 손님들을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마땅하다.

여말 느슨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불건전 영업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청주시는 연말연시 건전한 사회풍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지도 단속을 꾸준히 펼치고 정도가 심하면 행정 규제도 뒤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전부가 그런 것이 아니듯이 일부 규정을 준수하는 노래방들이 있는 이상 그런 업주들이 손해를 보게 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왜곡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