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총받는 충북개발연구원

세종시 수정론의 핵심인 자족 기능보완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 기업 유치 등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을 비롯한 영·호남 지자체에서 파격적인 유치 조건의 형평성을 제기하는 등 역차별 논란이 빚어지고 있어 세종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충북도로서는 이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엊그제 총리가 전경련회원사들을 만나 세종시로의 이전을 당부했는데 일부 기업들은 조건이 다른 곳 보다 훨씬 좋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느냐는 반응을 나중에 보였다고 한다. 공식 채널에서의 면전 접촉은 아니지만 땅값을 싸게 주고 세금 등도 깎아주겠다고 하면 이윤을 극대화 하려는 기업으로서는 긍정적 검토가 당연할 것이다. 그 대상 중에는 충북과 밀접한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엘지그룹도 포함될 것이다.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당장 오창에 1조억이상 투자를 하려던 2차전지 사업 일부분이 세종시로 옮겨갈 수 있다는 설과 함께 생명과학 회사를 오송단지내로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등의 말도 흘러나오는 등 바야흐로 그 영향이 가시화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첨복단지 관련 산업체나 유관 기관 등의 유치도 '블랙홀' 현상으로 인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등 충북도로서는 첨복단지 특성화 사업 정착과 함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외에도 국토종합개발 계획이라든지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도 간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바 이럴 경우 경제특별도 충북의 핵심인 기업 유치는 큰 암초를 만나게 된다.그렇다고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아보인다.

이 틈새를 메워주는게 바로 충북도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충북개발연구원의 역할이라고 보여지는데 아직까지는 정중정(靜中靜)이어서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충북개발연구원은 다 알다시피 충북도와 시군, 지역기업이 공동출연해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충북도가 최초로 만든 정책연구기관이다. 설립 취지는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 제시와 중장기 계획 입안을 통한 지역개발정책 수립과 방안 마련에 있다고 보면 된다.

적지않은 박사급 연구원 들이 각 분야에서 여러 정책개발과 도의 용역사업을 수행해왔지만 지금 처럼 경제특별도 큰 줄기가 흔들리게 될지도 모르는 중대 변수에 대응하는 순발력 부족에 그 기능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과 함께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다음달 중 세종시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는 등 움직이고 있다고 하지만 하루하루 충북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판세를 못 읽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개발연구원 존재의 이유가 충북을 보다 발전시키고 향후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큰그림을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 충북으로 올 기업들이 세종시로 가고 오송 첨복단지등도 위축이 된다면 충북의 앞날은 불투명해지기에 개발연구원에서의 능동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제시를 도청 등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실 불감증이 지난 8월 새로운 원장이 취임한 후 더 도드라지고 위상도 약화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의미있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싱크탱크가 뭔가. 말 그대로 두뇌집단이다. 공부많이 하고 머리 좋은 사람들이 좋은 계획을 세워 실무자들의 판단을 돕고 일의 진척을 도모하는 기능을 회복해 어려움에 처해있는 충북도의 구원투수로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