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교과과정 효율적 운영을

대입의 첫 관문인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2차 관문인 본고사가 남아 있기는 하나 대부분 대학이 수능 및 학생부 성적을 바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되므로 입시전쟁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수능에 매달려온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남과 동시 입시지옥에서 탈출한 해방감을 만끽할 것이다. 그동안 못 가본 극장이나 게임방 등도 가보고 싶고 성인들의 흉내도 내보고 싶을 것이다.

그러므로 수능 이후부터 졸업 때까지, 교과과정의 효율적 운영이나 교외생활지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해방감에 들떠있는 일부 학생들의 탈선이 우려되는데다 생활 주변에는 유혹의 손길이 널려있어 이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예방조치가 어느 시기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학교별로 효과적인 교과과정을 운영하겠지만 우선 부족했던 덕육(德育)을 강화했으면 한다. 그동안 학교교육이 입시위주의 지육(智育)에 치중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덕육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참된 인생의 목표는 어디에 있나, 사회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나, 협동정신은 어떻게 길러야 하나 등 사회생활과 인생 전반에 걸친 정신적 영양소를 공급해주고 철학적 사유(思惟)를 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헌혈이나 사회복지시설, 평생교육시설 등지에서 봉사활동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협동정신을 고취케 하는 좋은 방안이 된다.

그다음으로는 체육(體育)에 힘을 썼으면 한다. 요즘 학생들은 덩치만 컸지 체력이 뒤쳐진다. 입시교육으로 운동장에 설 기회를 별로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는 운동장이 좁아 1백m 트랙도 안 나온다. 이런 열악한 교육환경이 학생들의 체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동아리 형태로든, 수업 형태로든 축구, 배구, 야구, 농구 등을 가르치고 운동장이나 체육관에서 체력을 기를 기회를 많이 부여했으면 한다. 이렇게 지육, 덕육, 체육의 삼박자가 맞아야 이상적인 전인교육을 구현할 수 있고 홍익인간의 양성이라는 교육이념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예술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 예술은 인생을 값지고 풍부하게 만드는 훌륭한 교사다. 섹스피어의 희곡이나 펄 벅의 대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삼국지, 조선왕조실록 등 동서고금의 고전을 읽게 하고 그 독후감을 써보게 하는 것도 매우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피아노를 쳐보고, 색소폰이나 대금을 불어보며, 동·서양화의 기초를 익히는 것도 개개인의 발전을 위해 큰 보탬이 된다.

요즈음 웬만한 교실에는 거의 TV가 설치돼 있다. VCR, DVD를 이용하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타이타닉' 등 명화를 감상하는 것도 심성과 교양을 풍부하게 가꾸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연극을 공연하는 소극장 나들이도 권장해 볼만하며 음악회나 전시회를 가보게 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직지심체요절'이 무엇인지, 상당산성은 어떻게 쌓았는지, 용두사지철당간은 어떤 것인지 우리고장 역사의 현장을 견학하는 것도 지역사회 교육차원에서 권고할만한 아이템이다. 황금 같은 시간을 황금같이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