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지역 국회의원 자주 만나라

지난 달 충북도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진 정우택지사와 홍재형의원간의 날선 공방 이후로 여당 도백과 야당 지역구 의원들간의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져 여러가지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에 어제 서울에서 열린 충북도와 지역국회의원간의 정책간담회는 미묘한 시점에 열리는 관계로 주목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다. 비록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번씩 열리는 정례화된 자리라고는 하지만 이 자리가 서로간의 앙금을 털어내고 말그대로 지역발전을 위해 여야를 초월한 그런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용희의원을 제외한 7명의 의원이 참석했으며 특히 10.28보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정범구의원도 처음 얼굴을 알리는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취재기자들이 전하는 현장 분위기는 지난 번 국감때의 대립각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의제라고 볼 수 있는 19개 지역현안 관련 중앙예산의 확보와 세종시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한다. 겉으로는 대체적으로 화기가 돌았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양측 모두가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자제를 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어느 의원이 간담회 전 '이 자리에서 서로 민망하게 만드는 이야기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주문을 했다고 하는데 이를 뒤집어 보면 갈등이 여전히 잠복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쨌든 1시간반 가까이 열린 간담회에서 정지사는 의원들에게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고 의원들도 적극적 협조를 약속했다고 한다.정지사로서는 국회예결위에 지역 국회의원이 2명이 들어가있는 환경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런 가운데 청주공항내 미사일 기지 건설을 놓고 홍재형의원과 정지사간의 이견이 노출됐지만 서로 입장 표명 차원에서 정리가 되고 세종시 논란을 싸고 "오늘 모인 김에 원안추진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자"는 야당 의원들의 제안을 한나라당 송광호의원이 "그 것은 도당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니 다음 기회로 미루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이 역시 원만히 조율됐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본다.

한가지 주목하는 것은 정책간담회 같은 자리를 자주 갖자는 의원들의 제안에 대해 정우택지사 역시 동의를 하고 노력을 하기로 했는데 이것을 말이 아닌 실천의 장으로 승화를 시켰으면 한다.그 주도를 해야할 사람은 바로 정지사이다. 사실 지금까지 노출된 몇번의 갈등 양상은 서로간에 당적이 다른 영향도 있겠지만 마음을 열지 않고 겉으로만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정지사나 의원들이 입버릇 처럼 여기는 여야를 초월한 협조는 말로는 잘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삐거덕 거리기 일쑤였다. 서로가 자리에 맞는 일을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서도 상대방의 눈에 미흡하게 비치고 그것이 또 다른 불만을 잉태하는 원인이 된 것은 소통의 부재에서 기인하는 것 이라고 여겨진다.그래서 공개석상에서 으르렁거리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도민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도민들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서로 진정하게 마음속에 감춰진 발톱을 빼고 오로지 지역발전과 도민의 행복 추구를 위해 합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은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