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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0.19 18:34: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은 지형 상 소백산맥이 영·호남을 가르고 있어 유달리 고개와 옛길이 많다. 북쪽으로는 죽령(竹嶺)이 있고 중부 쪽으로는 문경새재라 불리는 조령(鳥嶺)과 이화령(梨花嶺), 그리고 하늘재라 불리는 계립령(鷄立嶺)이 있다. 남쪽으로는 추풍령(秋風嶺)과 괘방령(掛榜嶺)이 있다. 이중 죽령과 하늘재는 신라와 고구려의 세력이 맞부딪치던 곳이다. 고구려 온달장군은 "계립현과 죽령의 서쪽 땅을 찾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충북의 옛길엔 전설도 많고 사연도 많다. 장원급제의 꿈을 안은 남녘 선비나 등짐장수, 봇짐장수 등이 수도 없이 이 길을 걷고 이 고개를 넘으며 그 질긴 삶을 이어왔다.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는 가급적 죽령이나 추풍령을 피해 조령이나 괘방령으로 돌아갔다. 죽령을 넘으면 과거시험에 죽을 쑤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속설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온갖 사연을 간직한 옛길은 근대화의 미명아래 자꾸만 없어지거나 훼손되고 있다. 신설도로에 비해 경제성이 적고 사람의 왕래도 뜸해진 까닭이다. 문경새재를 가보면 참으로 속상한 점이 많다. 새재의 3관문 중 문경 쪽에 속하는 1, 2 관문은 옛길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비해 충북에 속한 3관문 쪽으로는 볼거리가 신통치 않다. 어쩐 일인지 3관문 쪽으로는 도로포장을 해 놓아 옛길의 정취가 반감된다. 관광지 상권도 거의 문경 쪽으로 몰려 있다.

천년고도 청주 일대에도 옛길이 널려있었으나 도로개설 등으로 옛길이 잇따라 없어지고 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옛길은 상당산성에서 상봉재를 지나 명암지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조선시대 국도였던 이 길은 우마차가 교행 할 정도로 넓은 길이었으나 지금은 오솔길 정도로 남아 있다. 이 길은 역사와 자연경관을 아우르는 고즈넉한 옛길로 청주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나 도로 개설과 터널공사로 인해 옛길의 절반이상이 사라졌다.

길가에는 자연 암벽에 10여기의 병마절도사 송덕비가 이정골을 내려다보며 사열하고 있다. 자연암벽에 송덕비를 돋을새김한 희귀한 양식이다. 송덕비는 풍파에 닳아 판독이 거의 불가능하다. 병사 전문현(兵使 田文顯) 송덕비 정도만 읽을 수 있다. 상봉재 중턱에는 옹달샘이 있는데 터널공사로 수맥이 말라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용암동에서 월오동으로 넘어가는 '소미재'는 동막골 나무꾼들의 쉴 참이었는데 이곳도 도로포장을 하여 흔적을 찾기 힘들다. 월오동에서 청원 황청리로 넘어가는 '미테재'도 없어질 위기에 놓여있다. 청주에서 가덕으로 통하는 지름길인 이 옛길도 역시 확포장 중이어서 조만간 없어질 조짐이다.

경제성만 따지자면 옛길은 별 효용가치가 없으나 내 고장의 역사를 가꾸고 현대인의 지친 마음을 충전한다는 점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화자산이 되는 것이다. 상당수의 옛길이 문명의 상처를 입어 이리저리 구겨졌지만 우리는 남은 구간만이라도 그 문명의 주름살을 펴서 역사 트레킹 코스로 가꾸어야 한다.

제주도는 동구 밖 '올레 길'을 개발하여 제주도의 큰 문화자산으로 키우고 있으며 대전시는 보문산, 식장산, 계족산, 구봉산 등 일대의 산길을 잇는 둘레산 잇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충북에서도 이름 난 옛길을 보존 육성하여 관광 충북의 밑천으로 삼았으면 한다. 역사는 가장 큰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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