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통합추진 갈등 도 넘었다

청주와 청원, 괴산과 증평의 통합 추진을 놓고 지자체간 찬반 여론 형성을 둘러싼 갈등이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통합 추진의 기본 취지가 비효율성의 제거와 상생발전의 접점을 찾는다는 것을 비추어 볼 때 이같은 첨예한 대립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같은 찬반 갈등은 행안부가 대상 지자체 주민 여론조사에 앞서 가진 자치단체 자율통합지원계획 설명회가 이루어진 다음 더 심화되는 양상으로 봉합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우려감이 더 커지고 있다. 실제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청주시의회와 청원군의회의 입장이 워낙 극명하게 달라 통합 성사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공무원 등을 동원해 통합반대 를 종용한다는 의혹제기를 받고있는 청원군 등 전국 3곳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선관위에 의뢰한 후 위법이 확인되면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진통이 뒤따르고 있다.

행안부가 밝히는 청원군의 반대 개입 유형은 반상회나 경로행사때 공무원으로 하여금 통합 반대 당위론을 설명하거나 공무원들이 통합에 찬성한 주민들의 신상정보를 유출해 반목을 일으키게 했다는 등이다. 이같은 유형은 드러내놓고는 아니지만 반대를 하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충북도가 두번에 걸쳐 도내 4곳의 지자체에 공무원의 개입을 자제하고 과열 방지를 위해 적극 협조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여진다.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충북도가 딱히 개입할 만한 여지가 없는 것이 현 상황이기에 요청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이와 반대로 청원의 통합반대 시민단체는 청주시청 공무원이 불법적으로 통합 찬성 여론 조성에 개입하고 있다며 증거를 확보해 고발조치 등을 하겠다고 나서는 등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남상우시장이 청원군민 설득기간을 정하고 청주시 공무원과 청주시민이 청원군민 설득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행위도 청원군민을 자극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청원군의 통합 찬성 단체는 무조건 통합을 반대하는청원군의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등의 강경입장을 표명하는 등 한 지역내에서의 반목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괴산과의 통합을 강력 반대하는 증평은 한 시민단체가 28일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들에게 통합문제에 대한 입장과 해결방안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 그 결과를 놓고 표로 연결지을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선거 쟁점으로 부각을 시도하고 있다. 후보들로서는 한쪽 편을 들수 없는 입장이어서 곤혹스러울 것 같다. 또 다른 증평 시민단체는 주민 1만140명이 서명한 통합반대 서명부를 행안부에 제출하는 등 반대 행보를 가속화 하고 있기도 하다. 청주와 청원보다 괴산의 추진을 반대하는 증평군의 기류가 훨씬 강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주민 균열의 조짐으로 인해 행안부가 당초 16일부터 20일 사이에 실시하려던 주민대상 여론조사가 당분간 연기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체적인 추진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의 해소를 위해서는 세몰이 식 보다 당위성을 앞세운 이성적 홍보로 주민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