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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택시 월급제… "노동 조건 개선"Vs"필요성 못 느껴"

올해 8월부터 법인택시 월급제 자동 시행
월급제 두고 도내 법인택시 종사자 의견 엇갈려
법인택시 회사, "월급제 도입되면 회사 적자 면치 못할 것"

  • 웹출고시간2024.01.29 18:04:40
  • 최종수정2024.01.29 18:35:41

민주노총충북본부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회원들이 29일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택시 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올해 8월 도입되는 '법인택시 월급제' 시행을 앞두고 도내 택시 업계 종사자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월급제가 시행되면 사납금 압박에서 벗어나 손님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견해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 월급제는 일반 회사처럼 택시회사가 기사에게 월급을 주는 제도다.

이 제도에는 기사가 하루 운행한 수익을 모두 회사에 송금하면 회사는 근로 계약서상에 적힌 월급을 지급한다는 것과 근로 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이 되도록 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과거 법인택시는 택시회사가 기사로부터 하루 수익금의 일부분을 떼어가던 사납금 제도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택시 기사들이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과로·과속하는 등 위험에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문제까지 지적되면서 사납금 제도는 지난 2020년 1월 폐지됐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시 월급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서울에서 우선 시행되고 있으며 올해 8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다.

택시 월급제를 찬성하는 측은 월급제가 시행되면 노동 조건이 개선된다는 입장이다.

최세호(58) 전국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수석지부장은 "월급제가 시행되면 기사들이 무리하게 운행하지 않게 돼 기사와 손님 모두의 안전이 높아진다"며 "실제로 택시 월급제를 도입한 법인회사들은 사고율이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월급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택시 특성상 관리 감독이 어렵다 보니 도덕적 해이가 발생해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기본금만 받아가려하는 택시기사는 노동조합에서 징계 후 해고할 수 있는 조항이 마련돼있다"고 덧붙였다.

법인택시 기사 A(67)씨도 "회사 운송수익금을 채우기 위해 하루 13시간에서 14시간을 일하게 되면 이내 피로해져 운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며 "월급제로 8시간 이내로 일하게 되면 한층 여유가 생겨 손님들에게도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은 도내 법인 운수자들이 대부분 월급제를 반대하고 있으며 도입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법인택시 기사 B(60)씨는 "택시 월급제가 안정적인 것은 맞지만 택시기사 대부분이 가족의 가장인데 월 200만 원 언저리 받는 돈으론 삶을 지탱하긴 쉽지 않다"며 "월급제는 더 많이 버는 사람이든 적게 버든 사람이든 하루 수익금 모두를 회사에 내고 똑같은 월급을 받는 구조라 일 많이 하는 사람은 손해"라고 지적했다.

법인 택시 회사도 비슷한 입장이다.

충북 모 법인 택시 대표는 "월급제를 시행하게 되면 잘 벌든 못 벌든 무조건 책정된 월급을 줘야하는데 이를 이용해 일을 안하는 기사들이 생기면 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한다"며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법인택시 회사는 줄도산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내에선 공공운수노조를 제외한 대부분 법인 택시 근로자들은 월급제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월급제가 도입되면 택시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게 돼 손님들에게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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